계엄,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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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계엄을 선언했고 바로 국회에 의해서 이는 저지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계엄 자체를 잘못된 행동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사회 분위기이다. 계엄은 엄연히 대통령의 통치행위이며 행사하라고 만들어진 대통령의 권한이다. 계엄 자체가 행사하면 안되는 행위라면 애초에 헌법 제77조에 자세히 정의되어 있으면 안되는 것이다. 작금의 분위기는 계엄에 대한 무지와 군사 정권에 대한 트라우마 그리고 언론의 미심쩍은 무심함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은 계엄을 한 것이 아니다. 잘.못.된. 계엄을 한 것이 윤 대통령의 과오이다. 즉, 비상계엄을 할 만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국가 비상사태가 실제로 존재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 한참 시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상태고 그렇기에 해당 계엄은 불법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혹여나 숨겨둔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불법 계엄이 될 것이다.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계엄 요건을 충족시킬만한 증거는 없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중론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여전히 사태의 본질은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불법 계엄이 그 자체로 잘못되었고 그래서 좌파 진영이 정권을 가져가야 할 당위성이 있고 그런 단순한 공식은 정치권의 사정일 뿐이다. 불법 계엄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이는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과오이다. 첫 째, 군과 계엄제도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에 동원되었다. 군과 계엄제도는 국가를 지키는데에만 사용되야하는 대상이다. 이를 정치판에서의 장기말로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극히 부도덕한 행위이다. 불법임은 말할 것도 없다. 둘 째, 이러한 불법 계엄의 사례가 민주 정권에서도 발생함에 따라 민주정 하에서도 군통수권자의 판단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군부에 심어주었다. 이러한 의심은 10년, 20년으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군은 명령이 내려와도 혹여나 불법인 명령인지 의심하고 주저할 것이다. 잘못하면 자신도 공범이 되기 때문이다. 군인은 명령이 내려지면 즉시 수행해야 하는 조직이다. 그러한 조직이 ‘합법인가? 불법인가?’ 따지고 앉는 조직이 되어버린 것이다. 셋 째는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어주는 내용이다. 바로 외교적 문제이다. 민주정 하의 군통수권자에 대한 의심은 타국 특히 동맹국의 뇌리에도 심어진 상태다. 동맹국은 이제 한국이 예측한 대로 움직이는 동맹인지 그리고 믿을만한 정보를 전달하는 동맹인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바로 말하자면 여기서 말하는 동맹국은 바로 미국이다. 미국 중심의 서방 세계의 일원인 대한민국은 국제 사회에서 행동의 제약을 받게 되었다. 넷 째, 국민들에게는 한국 경제에 대한 의심을 심어줬다. 계엄이 선포된 즉시 사람들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몰려 자신의 재산을 지키려고 했으나 거래소가 접속량을 이기지 못하고 셧다운 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경험은 한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기존의 불신을 극도로 더 자극하여 암호화폐나 주식을 미국 등 해외에서 거래하도록 등을 떠밀었다. 국민들의 이러한 불안을 잠재우려면 또 한 세월이 필요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결단을 ‘묘수’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영부인에 대한 집요한 공격이라던가 명태균 스캔들이라던가의 영향으로 가뜩이나 우하향하는 지지율이 수직으로 곤두박질 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의해 해제되는 해프닝이 벌어지지 마자 계엄이라는 하나의 대형 악재로 자잘한 여러 악재를 덮어 버렸다. 이것이 의도된 것이라면 ‘묘수’라고 할 만은 하다. 하지만 이 ‘묘수’가 ‘묘수’라고 말하기엔 한국 사회에 내놓은 생채기가 작지 않다. 사회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나서서 그 신뢰를 한 번 크게 걷어차 버렸으니 국가가 마구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솔직히 사회적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 진영의 기존 스탠스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하기 까지 한 ‘묘수’이다. 혹자는 이렇게 덮인 악재 중 하나가 영부인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을 들어 영부인을 지키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로맨틱한 대통령이라는 표현 까지 서슴치 않는다. 현재 까지 알려진 사실로 보아 아주 틀린 표현도 아니다. 도대체 국가와 제도를 무엇으로 생각하기에 아내를 지키기 위해서 사적으로 활용한단 말인가? 그것도 법과 제도를 가장 가까이 접하는 율사 출신인 대통령이 말이다. 이것이 윤대통령의 잘못이다. 물론 지금이라도 숨겨둔 증거를 제시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