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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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필자의 모교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다. “보성고 사상 강요 사건”으로 명명된 해당 사건은 여상사가 부하 남직원을 성추행하는 내용의 과제를 제출한 학생에게 남녀 성별을 바꾸도록 교사가 강요하면서 학생이 입시 문제로 협박한다고 느껴 문제가 된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서로 오해였던 걸로 정리되며 흐지부지 넘어가게 되었다. 중요한 포인트는 ‘여성은 약자니 가해자가 될 수 없고 남성은 강자니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 이 논리는 작금의 페미니즘 진영이 전가의 보도 처럼 사용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이론의 핵심이다.

사실 동일한 논리는 2010년대 후반 페미니즘 진영이 정치권의 핵심으로 떠오르기 한참 전 부터 좌파 진영의 표어였다. “진보 세력(좌파 세력)은 약자이기 때문에 가해자가 될 수 없고 극우 세력(우파 세력)은 강자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수 없는 여론 조작과 범죄 행위에 있어서 이 논리로 방어했다. 사람을 때려도 물건을 훔쳐도 심지어 누군갈 죽여도 범죄가 아니라 ‘저항’으로 치환해내는 기적의 정신 승리의 근본이었다. 심지어 애초에 사건이 벌어진 적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것이 그대로 좌파 진영의 품 안에서 몸집을 키운 페미니즘 진영에 이식된 것이다.

하지만 범죄는 강자와 약자를 가리지 않는다. 애초에 절대적 강자나 절대적 약자가 있지 않다. 그것은 좌파 진영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단지 상황을 왜곡하기 위한 냉혹하고 잔인한 선택일 뿐이다. 지난 23일 어느 검사가 중징계를 받았다. 부하 검사를 성추행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해자가 여성이고 피해자가 남성이다. 여성은 절대적 약자이기에 상사여도 강자가 될 수 없고 가해자도 될 수 없다는 좌파 진영의 저열하기 짝이 없는 논리를 모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는 것에 필자는 극도의 분노와 수치심을 감출 수 없다. 그렇지만 학교 당국은 그 교사를 감쌌다. 그런식이었다. 늘 그런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