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 연설회에서 벌어진 소동은 보수 정당의 불편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전한길뉴스’라는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한 전한길이 특정 후보들을 향해 “배신자”를 외치도록 지지자들을 선동한 사건이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하게 당내 갈등이 표출된 것이 아니라 건강한 토론과 질서를 후퇴시키는 선동이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그의 행위를 엄중히 판단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인의 역할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실을 전달하고, 건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데 있다. 그러나 전한길의 행동은 이와 정반대였다. 그는 이 날 논리가 아닌 감정적인 구호를 외쳤으며 마이크가 아닌 확성기를 도구로 사용하였다.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각목만 안 휘둘렀지 정치 깡패랑 똑같다.”고 비판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폭력적 선동에 가까웠던 그의 행동은 건강한 비판으로 용인하기 어렵다.
전한길은 자신에 대한 징계 시도를 “지도부의 갑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자신이 당과 당원들을 위협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술수에 불과하다. 분열을 조장하는 선동 행위를 바로잡으려는 국민의힘의 노력은 ‘갑질’ 보다는 ‘자정’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말처럼, “당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선동 행위”는 공당에서 용납되기 어렵다. 만약 지도부가 이를 용인한다면 스스로의 무능함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과 같다.
일부 최고위원 후보들이 전한길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당을 사랑하는 분”이라며 그를 옹호하는 행동도 문제다. 당을 사랑하는 것과 선동을 일삼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행위이다. 이들의 언행은 전한길의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동시에 당내의 건강한 비판을 훼손하는 행위일 뿐이다.
전한길 사건은 보수 정치의 현실을 입증한다. 냉철한 비평가나 책임 있는 정치인은 자리 잡기 어려운 반면, 감정적인 선동가는 쉽게 두각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당내 반대자를 “‘배신자’로 낙인찍는 행위는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려는 보수 정치의 발목을 잡는 족쇄와 같다. 전한길 뿐만 아니라 범보수계 차원에서 선동에 대한 선호를 끊어내고 건전한 토론과 규범을 존중하는 문화를 건설하는 데에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