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에서도 문재인 정권에서도 그리고 이제는 이재명 정권에서 조차 반복되는 좌파 진영의 주장이 있다. 이들 좌파 정부는 주택에 대한 고율의 세금을 부과했고 그럴 때 마다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들에게 특히 세금 금액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강남 지역 은퇴자들에게 “팔고 하급지로 가라.”고 주장한 것이다. 우파 진영은 이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우파 진영 내부에서 가장 엿보이는 태도는 ‘자신들의 책임을 떠넘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은 맹점이 있다.
또다른 논쟁이 있다. 재개발, 재건축 특히 재개발 그 중에서도 노후 지역을 재개발 할 때 마다 좌파 진영은 “원주민의 복귀”를 주장하고 우파 진영은 “그 집에서 영원히 살 권리는 없다”고 반박을 해왔다. 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두 사례를 비교해 보면 좌우 모두 비슷한 상황에서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사한 사안에 대해서 이주 사유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완전히 반대되는 주장을 펼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하지만 점입가경인 것은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 끼리 논쟁이다. 후자의 논쟁을 근거로 “평소 원주민의 거주권이라는 개념을 좌파 이념으로비판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하며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을 주장하고 이에 맞서는 쪽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점수를 준다면 전자에 더 주고 싶다. 헌법상 거주이전의 자유 특히 거주의 자유를 단순히 내세울 거라면 ‘철거민’이라 불리는 원주민 세입자들 역시 머물 권리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자에 해당하는 분들은 자신들이 비판하는 사람들의 논거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이사는 불가피하겠지만 정부는 강하게 비판할 수 있다.]고 정리하고 싶다. 현실 문제에서 이 사안에서 자택을 매매하고 하급지로 이동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미 노무현 시기에도 문재인 시기에도 반복되어 온 일이다. 정권이 바뀔 때 까지 버틸 여력이 없다면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근거는 ‘헌법상의 거주의 자유’를 침해했기 때문이다. 이 칼럼은 읽는 독자들은 ‘어? 평소 주장과 모순된다고 하지 않았어?’라고 의문을 가지실 수 있다. 그래서 설명을 준비했다.
논쟁 당사자들은 간과하고 있지만 재개발로 인한 이주와 세제에 의한 이주는 아주 다른 상황이다. 재개발의 경우 이들이 강요 받는 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구역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여전히 지역에 머물 수 있고 이사하는 김에 지역을 옴길 수 있다. 이들은 지역에서 축출당하는 것이 아니라 잔류와 이동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여기서 지역이란 그 사람의 생활의 영역을 의미한다. 이들은 구역만 옴겨 기존의 생활 영역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다. 하지만 세제에 의한 이주의 경우 비슷한 시세를 형서하는 구역은 지역 전체 혹은 인접한 지역 까지 포함한다. 아주 넓은 구역이다. 이 구역에서 벗어나면 자신의 생활의 영역에서 벗어나게된다. 당연히 생활 영역에 잔류할지 선택할 수 없다.
이러한 논증은 결국 재개발 등에서 벌어지는 이주는 헌법상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반면에 세제에 의해 벌어지는 이주는 헌법상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큰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이주로 거주 이전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음에도 마치 자신이 기존에 거주하던 구체적인 거주 주소에 영원히 머물 권리가 있는 것 처럼 주장하는 – 만약 이를 수용하면 세입자는 임차료 지급하지 않아도 영원히 임차할 권리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 억지를 비판하는 것과 세제 때문에 선택의 여지 없이 완전히 생활 영역에서 밀려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모순된 태도가 아니다. 다만 좌파 이론과 유사하게 지금의 주소지 – 고가 주택 – 에 영원히 살 권리가 있는 것 처럼 말하는 것은 모순된 태도가 맞으며 비판의 취지가 틀렸다고 보기 힘들다.
세제에 의한 이동은 국가의 의도 측면에서도 비판할 수 있는데 세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부동산 가격 조절이 목적인 세제 변경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의도는 사람들이 집을 팔게 만들어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것이 다주택자 뿐만 아니라 일주택 거주자들에게도 압력이 가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생활 영역에서 거의 영원히 축출되며 선택의 여지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주 잘 인지하고 있다. 이는 누구 보다 헌법에 의해 행동해야 할 대한민국 행정부가 헌법상의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것을 목적에 포함시켜 제도를 설계한 것이 되기 때문에 심각한 반헌법적 행위이다. 단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계엄만이 반헌법적 행위가 아니다.
물론 이러한 논리도 맹점은 있다. 만약 행정기관에 의해서 아주 대규모의 재개발을 벌이면 어떻게 보아야할까? 생활 영역이라는 것은 어디 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사회적 합의도 애매하다. 나는 이런 것에 대한 토론도 우리 사회 어느 구석에서 이루어졌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