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 C
Los Angeles
목요일, 2월 26, 2026

노예는 시장경제가 아니다

논설칼럼노예는 시장경제가 아니다

전라남도 신안에는 21세기 대한민국이 맞는지 의심이 드는 관행이 있는데 바로 ‘노예’가 있다는 것이다. 이 ‘노예’란 사람을 강제로 납치해서 정당한 급여를 지불하지 않고 노동을 시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신체 폭행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신안 만큼 극단적인 수위는 아니지만 방식 면에서 비슷한 제도를 지금 대구경북통합지역에 설치될 [글로벌미래특구]에서 실현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 외 24인이 제출한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 (일명 국민의힘안) 제115조 제3항 제2호에 따른 규제배제특례 중 ‘다른 법률의 적용배제 등에 관한 특례’에 “글로벌미래특구에서는 「최저임금법」 제6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라는 충격적인 조항이 있다.

대한민국은 자유경제시스템을 채택한 국가로 경제원리에 의하면 노동력을 제공받았으면 이에 대해서 반드시 금전으로 합당한 대가를 치루어야한다. 그리고 완전히 비숙련 노동에 대한 합당한 최소한의 대가가 최저임금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최저임금 미만의 합당한 금저적 대가는 존재할 수 없다. 임금이 0원이거나 최저임금 보다 작거나 모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동일한 행위이다. 신안과 비교하자면 감금이라는 행위가 없을 뿐인 절반의 노예를 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사회제도가 그렇듯이 최저임금제도도 장점과 명분이 있는 반면 단점도 존재한다. 예를 들면 최저임금 미만의 가치를 가진 저숙련 일자리는 그대로 사라져 버려서 저숙련 노동자의 최하층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복지에만 의존해야하는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저임금에 대해서 이런 단점들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을 말리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일단 우리 사회는 복지제도와 직업훈련을 도입해서 최대한 단점을 보완하고 있고 우리는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동의하지 않은 이상 최저임금을 전제로 논의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역의 경제 주체들 특히 토호들은 지역 마다의 경제적 여건의 차이를 이유로 최저임금의 예외를 주장해왔다. 그 중 대구, 경북 지역 토호들도 염전주인 신안 지역 토호들도 함께였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대구 지역 경영자들은 부정하고 싶겠지만 “초록은 동색.”이라는 옛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이들이 말하는 [여건의 차이]라는 것은 막연한 이야기일 뿐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을만한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한 적도 없고, 그 기준에 따라 적당한 최저임금의 격차를 제대로 연구하여 발표된 사례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 대한 합리적인 반박은 오래전에 이루어진 상태다. 첫 째, 대한민국은 영토가 달라 지역간의 경제 여건의 차이가 최저임금을 차별해야 할 정도 클 가능성은 매우 낮다. 둘 째,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그 점을 증명해야 할 책임은 주장하는 쪽 즉, 토호들에게 있다. 셋 째, 비록 최저임금의 적정 가격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더라도 정치적으로 해결하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사안이지 지역별로 차등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넷 째, 최저임금제도 자체가 득 보다 실이 더 크다면 이를 사회적으로 설득하고 폐지를 관철하는 것이 맞다. 가능하다면 말이다.

지역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완전히 잘못 생각한 것이다. 최저임금을 훼손하여 발생시킬 수 있는 일자리는 어디 까지나 최저임금 보다 저렴한 더 낮은 수준의 비숙련 일자리 뿐이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면서도 얻고자 했던 것은 숙련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이른바 “좋은 일자리”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한 시도다. 또한 이러한 비숙련 일자리는 이미 지역에 넘치고 남았다. 오히려 비숙련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일할 사람이 없다며 난리였던 것을 생각하면 떠난 청년들을 다시 고향으로 보낼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자유경제체제 시스템을 존중하고 그 시스템에 의존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경제인이라면 시장경제라는 것을 존중해야한다. 시장경제논리가 자신의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해줌은 물론이고 자신의 사유재산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업체와 재산이 소중한 만큼 시장경제를 존중해야한다. 그리고 최저임금제가 존재하는 이상 최저임금은 적절한 금전적 대가의 기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저임금제를 합당하고 구체적인 근거 없이 훼손시키려는 시도는 시장경제에 대한 존중이라고 말 할 수 없다. 그런데 시장경제를 존중한다는 정당, 국민의힘이 최저임금제도의 훼손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탄식을 금할 수 없다.

Check out other tags:

Most Popular Articles

Die Neue Generation | 뉴제네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