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독립, 망각된 그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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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대한민국에서 핫한 이슈 중 하나는 ‘검찰 독립’이었다. 정치권 특히 정권의 입맛에 따라 수사 기조가 달라지는 경향을 가진 검찰을 바로 세우겠다는 노무현 정권의 의지 중 하나였다. 권력에서 독립된 검찰은 정치 논리에서 자유롭게 법과 원칙에 따라서만 수사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당시 정권을 가진 86세대의 화두였다. 노무현 정권 시기는 당시 86세대가 386세대라는 이름으로 정치 주류로 떠오르던 때이다.

그런데 수 십 년의 세월이 흐르고 난 후 86세대는 다시 한 번 정권을 차지하게 된다. 대한민국 역사상 그 세대가 손에 쥔 세 번 째 정권이다. 그리고 이들은 ‘검찰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언제 부턴가 외치던 ‘검수완박’의 완성이다. 거기다가 이들은 ‘민주 세력에 의한 통제’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자기 정치 세력의 검찰 통제를 외치고 있다. 어째서 이들은 정 반대의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는가?

의외로 이 문제를 이해하는 실마리는 사건과 조금은 떨어진 곳에 있다. 바로 운동권 진영의 자기 인식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정의를 추구하는 중도적 인간’으로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탐욕스럽고 미래 세대를 착취하며 앞 세대의 부정부패를 추구하는 인간’이다. 86세대는 자신의 현실을 절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미화해서 받아들이고 있다. 거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범죄는 저지르는데 자신들이 하면 범죄가 아니거나 적어도 도덕적으로는 범죄가 아니라고 믿는 성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수사기관이 자신들을 처벌하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횡령을해도 임금을 체불해도 자신들은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하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본다. 이러한 기형적 인식은 결국 문재인 정권 당시 수사권 독립을 당근으로 경찰을 장악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그런데 검찰은 쉽게 그 같은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실 경찰에 준 당근이 검찰의 팔다리였으니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 경찰은 권력을 장악하면 장악할 수 있는데 검찰은 오히려 원한을 샀으니 권력으로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게 된었다.

그러다 보니 또다시 인식의 왜곡이 일어난다. 검찰은 자기 이익(수사권을 의미한다.)을 수호하기 위해서 자신들의 세계관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운동권 집단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생겨난다. 그러나 경찰 처럼 장악할 수 없으니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제거하여 자신들을 수사할 수 없게 만들자는 발상에 이른 것이다.

젊은 시절 혈기 왕성한 시절에는 공정한 수사를 추구하던 86세대는 정작 권력을 가지니 앞 세대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부패한 인간임을 증명하였다. 그러나 과거의 자신에 여전히 취하여 자신들의 부정을 수사하는 수사기관을 원망하고 해체하면서 여전히 정의로운 투쟁으로 인식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태가 작금의 현실이다. 과연 이러한 행태를 두고만 봐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