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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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수 년 전 만해도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서비스업과 첨단 사업 위주로의 산업 전환을 추구했다. 서방 선진국들을 선망하며 그들 처럼 되지 못하는 것을 한탄했다. 그럴만했다. 선진국들은 돈을 갈퀴로 모으고 있었으며 국민들은 일과 여가 사이의 균형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를 인건비 따먹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괄시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유럽은 재무장을 미국은 국방력이 강화가 필요했지만 그것을 위해 필수적인 제조업 기반을 내다 버린지 수 십 년이 넘은 것이다. 설비도 없고 설비는 어찌 마련한다 하더라도 그 설비를 이용해 생산을 할 숙련공이 더 이상 없다.

그런데 조국에서 천덕구러기 좀비 기업 취급 받던 제조업 기반이 서방 국가 중 딱 한 나라에 남아있었었다. 바로 한국이다. 특히 국방 분야는 머리 위에 북한을 이고 사는 입장에서 남들과 달리 계속 육성해야 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필요한 성능의 무기를 필요한 시기 까지 납품할 수 있는 서방 국가는 한국만 남게 되었다. 자주포나 전차의 경우는 얼마나 많이 생산해서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었던지 국군 인도분을 돌려 먼저 납품하는 유연성 까지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오죽하면 EU의 주요 무기 수출국들이 불평을 늘어놓아 노르웨이가 한국의 K-9 도입을 포기하면서 “정치적 사유”라며 이유를 설명하는 진풍경 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이러한 상황을 십분 이용하여 서방의 병기창으로서 역할을 자처해야할 필요가 있다. 서방진영 내에서의 위상 상승은 물론이고 금전적 이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선진국이라고 하더라도 갑자기 숙련공을 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숙련공을 ‘공돌이’라고 부르며 멸시하는 풍조도 그들의 인건비를 깍을 궁리 부터 하는 경영 문화도 개선할 필요할 것이다. 무기 외의 분야 까지 섭렵하면 좋겠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 중국과 경쟁이 안된다는 문제가 있다. 무기야 진영이 다르다는 이유로 도입이 곤란한 부분이 있지만 무기가 아니라면 진영을 사유로 꺼릴게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한국은 문화산업의 국위 선양에 이어 제조업 까지 세계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경지에 이르렀다. 조선업에서 그렇게 잘나갔던 일본도 쇠락해서 미군의 군함을 수리할 역량이 없다. 그런데 이러한 결과가 우리가 예상하고 준비한 것이 아니란 것이 문제다. 사실 우리도 서방 선진국들 처럼 되고싶었고 여러번 시도했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사회의 안목과 시류를 읽는 능력은 단적이라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노력의 결실이지만 행운의 역할도 있었기 때문이다. 늘 행운의 여신이 한국을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니만큼 지금의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국가적 총력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