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화법

운동권은 특유의 문화와 방식이 있고 그것은 화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묘하게 사람을 현혹하고 상대방을 기가 차게 만드는 그런 화법을 사용한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사용한 화법은 협상 상대방이 미치도록 화가 나게 만드는 화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공공의료의 확충은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의료인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문제다.

의료인은 사실 이 내용에 반발하는 것이다. 민간 의료기관을 정부가 마음대로 휘두르면서 정말 공공의료가 추가되어야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못을 박고 시작하는 것이다. 대화를 거부하는 동시에 자신의 입장을 상대방에 강요하는 화법이다. 이는 운동권 사람들과 논쟁할 때 항상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논쟁 주제에 대해서 자기 의견을 꺼내놓고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딱 정해 버린다. 그렇다면 무슨 토론을 하자는 것인가? 자기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행계획? 정답이다. 이렇게 나오는 상황에서 예외 없이 이들이 원하는 토론은 자기가 옳다는 가정 하에 자기가 원하는 바를 실현하기 위한 토론 뿐이었다.

사실 이 화법은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 동의를 하던 말던 공공의료를 확충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립 의료원을 확충하고 의사들을 채용하면 되는 것이지 어차피 매 년 수 천 명의 의사들이 공급되고 있는데 과연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냐던지의 반론을 싹 잘라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의료라는 주제에 대해서 상대방의 의견을 뭉게고 들어가는 순간 이 부분을 토론의 대상으로 끌어 올리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다 쏟게 된다. 그리고 나머지 수 많은 논쟁들은 묻혀 버린다. 토론하지 않고 오직 프로파간다만 하는 운동권의 교묘한 수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통 운동권이 아니란 의견이 많았다. 새파랗게 어린 시절 북한 공작원과 접촉도 하고 경찰도 패고 이런 사람들과 달리 얌전히 공부만 해서 율사가 된 다음 인권 변호사로 운동권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법을 보니 확실히 운동권 진영의 리더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