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정서와 육아

필자는 한국인들에게서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배아픔의 정서”를 꼽는다. 뭐만 봤다 하면 배가 아프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자기보다 잘난 누군가 있는 꼴을 못 본다는 의미다. 또 바꾸어 말하면 항상 최고와 자신을 비교한다는 걸 가리킨다.

장삼이사도 이재용과 비교하며 신세를 한탄하고, 이미 상위 0.1퍼센트의 부자 도 이재용과 비교하며 신세를 한탄하고 모두가 이재용을 저주하며 끝까지 최고와 비교하는 게 바로 한국 사람들이다. 돈 억수로 버는 식당 사장이 자기를 서민이라고 표현 한다는 게 한국이다. 이재용과 비교하면 서민 아닌 사람이 없으니까 누구나 자기를 서민으로 표현할 수 있다. 최고와 비교하면 저기 구둣방 아저씨나 나나 떨거지 아닌가?

정치쪽에서 최고는 역시 대통령이다. 나 어렸을 때만 해도 애들한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통령이요 하는 애들이 그렇게 많았고, 남들 보기에 변변찮은 꿈을 말하면 혼이 나기도 했다. 쟤는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너는 그게 뭐니? 비록 꿈을 접는 시기는 천차만별이지만, 누구든 대통령 한번씩 꿈꾸기를 기대 받는다.

애를 낳았는데 애가 조금이라도 머리가 좋으면 아인슈타인을 기대하고, 신체능력이 좋으면 김연아를 기대하고,
음악적 재능이 있으면 조성진을 기대한다. 그래서 가끔은 전국민적 기대를 받는 김웅용이 나오고, 송유근이 나오고, 객관적인 성과가 그들이 천재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도 죽을 때까지 한국인들의 빛나는 별이 된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선수에 대한 대우가 금메달과 너무 차이가 난다며 대다수 한국인들도 이런 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몇 차례 증명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특성이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조건이 정말 운좋게 받쳐준 것도 있지만 외로워도 슬퍼도 밟혀도 그리고 죽도록 맞아도 계속 일어나며 끊임없이 발전만 해온 한국을 있게 한 것은 그들이 앞에 잘난 놈 하나 있는 꼴을 못 보고 이 아득바득 갈며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이 만들 앞으로의 한국이 바로 애 안낳는 대한민국이다.

최고의 조건을 만들어주는 조국 같은 부모와 비교해 보면 아무리 봐도 자기 자식을 최고로 올려 보내기는 예비 부모인 자신은 글러 먹은 것이다. 교육비가 비싸서 애를 못 키운다고? 그럼 왜 교육비가 비쌀까? 너나 나나 다 자기 자식 최고로 만들려고 하니까 교육비가 계속 올라가는 것이다. 아빠는 육아에 손을 놓아서 애 키우가 힘들어 안 낳는다고? 그럼 애 아빠는 왜 육아에 손을 놓을까? 자기 자식 최고로 만들려면 나가서 돈 벌어 와야지 어디서 돈도 못 벌어 오는 게 애 볼을 잡아 당기며 가정 안에서 행복을 누리고 안주하나?

일단 돈부터 벌어오고 그 다음에 애 정서도 좀 챙겨야지. 최고가 되려면 가정 환경도 중요하니까. 그냥 그런 거다. 한국인이 한국인 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