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행 – 축의 시대

‘축의 시대’라는 말은 카를 야스퍼스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야스퍼스는 기원전 800년부터 200년 사이의 약 600년 동안 중국과 인도, 그리스, 근동 지역 등 전 세계에 걸친 여러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종교와 사상의 전환이 일어났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중국에서는 공자를 비롯한 사상가들이 등장하였고, 인도에서는 고타마 싯다르타가 불교를 만들었다. 그리스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나왔다. 이스라엘에서는 이사야, 예레미야 등의 예언자들이 나왔다.

축의 시대에는 무엇이 전환되었는가? 우리는 축의 시대 이후에 살고 있으므로 인간의 내면과 행동에서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거의 동의하는 편이다. 그러나 축의 시대 이전에 중요한 것은 제의(祭儀)였다. 즉 제사를 잘하는 사람, 값지고 큰 제물을 바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다.

이는 경전을 통해서 잘 드러나는데, 대표적으로 이스라엘에서 지혜로웠다고 하는 왕 솔로몬이다. 여자 둘이 아이 둘을 데리고 솔로몬을 찾아왔는데, 한 아이는 죽고 한 아이는 살았다, 두 여자는 각자 산 아이가 자신의 아이이며 죽은 아이가 상대방의 아이라고 주장했다. 솔로몬은 산 아이를 반으로 갈라 나누어 주라고 명령했고, 이 때 “차라리 저 여자에게 아이를 주라”고 말한 여자가 산 아이의 어머니였다는 것을 유명한 일화이다.

그런데 솔로몬은 지혜를 어떻게 얻었는가? 공부를 하거나 수행을 해서 얻은 것이 아니었다. 솔로몬은 천 마리의 짐승을 제물로 바치고 기도하여 그 지혜를 얻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사야의 시대에는 제의의 의미가 크게 축소된다. 이사야서 1장을 읽어 보자. 여호와는 무수한 제물의 유익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이미 숫양과 살찐 기름에 배불렀고 더 이상 어린 양이나 숫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악을 행하고 손에 피를 묻혔기 때문에 제의가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축의 시대 이전에는 이러한 사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 인류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도덕률이 전혀 당연하지 않던 시대가 과거에 있었고 한 번의 전환을 거친 것이다. 우리에게 당연한 어떤 것이 나중에는 당연하지 않게 되는 시대가 찾아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