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기본법의 추악함

과거 오세훈 현시장이 전격적으로 사퇴하고 성범죄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끈히은 박원순 전 시장이 처음 서울 시장에 취임한 직후 인터뷰한 어느 뉴타운 구역 전 통장은 자신이 통장직을 중도에 사퇴했다고 밝혔다. 서울 시장과 같은 당 사람들이 몰려와서 뉴타운 해제 지정을 신청하는데에 동의하라고 강요하고는 그것을 원치 않으면 사퇴하라고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미련 없이 사퇴했고 당연하다는 듯이 그 당 사람들 중 하나가 통장직을 이었고 결국 뉴타운이 해체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뉴타운은 더러운 자본가들의 배를 불리는 정책이기 때문에 절대 시행되서는 안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으며 평생 비가 새는 구옥에 사는 사람들이 죽을 때 까지 이런 집에서 살다 죽어야 하냐고 항의한 이들은 자본의 개라고 욕하며 동네에서 따돌리기도 했다는 것이 그의 증언이었다.

주민자치기본법이라는 것이 국회의 계류 중인 상태에 있다. 구체적인 법의 의도와 작동 원리를 알 수 없고 일반적이고 우리 사회에서 당연시 여기는 내용만 붙여서 법안의 이름을 정해 노골적으로 국민들을 기만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이 법안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것이다. 이 법의 내용은 기본자치 단위에서 자치회라는 옥상옥 기관을 설립하여 행정력을 틀어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자치단체장 투표권은 엄격하게 그 지역의 주권자라고 볼 수 있는 거주 시민들에게 부여되는 것과 달리 자치회는 해당 지역 근로자는 물론이고 외국인들에게 까지 참여할 수 있게 문호를 개방했으며 법조문이 한결 같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법률가들로 부터 지적 받는다. 최악인 부분은 누군가는 이 자치회를 주도하게 되어있는데 기초의원 선거와는 달리 이들을 투명하게 선출하도록 제도가 설계되어 있지도 않다는 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을 따라 올라가면 1945년 까지 되니 76년이 되는 뿌리 깊은 정당이 의도 없이 법을 설계했을리는 없다.

멀쩡한 행정기관이 전국에 퍼져 있지만 옥상옥의 조직이 각 행정기관의 위에서 좌지우지하는 곳이 실제로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조선노동당 조직이 전국에 분포되어 행정은 물론이고 모든 국가 기관을 좌지우지하니다. 영화 포화속으로를 보면 시종일관 차승원이 연기한 인민군 대대장의 곁에서 시종일관 당의 명령을 운운하는 정치지도원이 등장한다. 이러한 정치지도원 제도는 전시 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작동한다. 주민자치기본법이 북한과 다른 것은 전국의 자치회는 상부 기관이 없다는 것 뿐이다. 운동권 진영에서는 자치회가 민주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모양이지만 자치단체는 민주적으로 대표를 선출하고 있는 반면 자치회는 민주적 선출 제도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뱀 혀 보다 간악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전국의 자치회는 운동권 성향의 인물들에게 장악당할 가능성이 높다. 운동권 집단은 정치과잉의 속성이 있지만 그 경쟁 집단엔 그러한 성향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인이 개입 가능하고 주도권을 쥔 인물들의 선출이 모호한 상황에서 운동권 집단이 외부에서 개입해서 조직을 장악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전국의 학교, 정부기관, 기업 등이 같은 방식으로 장악되었다. 이제는 <통>, <반> 단위의 소조직 까지 장악하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권력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서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의 이념대로 정치를 한 결과 비록 유권자 40%에 육박하는 지지층은 굳건하더라도 반대 진영과 중도층의 혐오가 너무나 깊어 정권을 뺏기게 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보궐 선거에서 처럼 지자체장을 뺏길 가능성도 높다. 정권을 빼앗겨도 지방선거에서 지자체장을 빼앗겨도 행정의 기본 단위를 장악하고 예산을 뽑아낼 수 있으면 여전히 권력을 누리고 이권을 뽑아낼 수 있다. 이런 허술한 자치회들을 싹 장악할 능력을 가진 집단은 대한민국에서 운동권 집단 뿐인 것은 자명하다.

운동권 진영은 민주주의를 외치지만 내부적으로 제대로 민주주의를 구현한 적도 없고 국정도 독단으로 운영하며 “위임 받은 독재”라는 논리를 편다. 또한 독재의 가장 큰 특징인 장기 집권을 공공연하게 외치는 것이 운동권이다. 그러한 독재에 대한 강한 열망은 운동권에 한해서 민주화 운동이 자신들이 더 독한 독재를 하기 위해서 군사 정권으로 부터 권력 투쟁이 아닌가 하는 조롱을 받을 정도이다. 그게 분명하다고 보이는 정치인들도 수도 없이 많다. 필자는 이번 달 1일 부터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의 동대표로 취임하였다. 하지만 주민회의는 특정 정치세력에 의해서 장악되었다. 어느 동대표는 더민당의 예비후보 캠프의 임명장을 자랑하고 다른 동대표들은 부러워하며 축하를 건낸다.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900세대 규모의 자치 조직을 장악하고 선거에 활용하려 드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에 퍼져 있는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 과연 다른 행동을 할 것인가? 아주 회의적이다. 주민자치기본법은 이들의 독재 본능을 충족시키려는 추한 시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하필이면 그들 답게 혐오스럽게도 북한 흉내나 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