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

비록 아주 친한 친구사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관점에 동기화되어 있는게 아니다. 친분에는 다양한 이유와 사정이 있다. 물론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긴 한데, 남들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착한 사람이기 마련이다. 친한 친구가 옳은 말 하면 내 안목이 좋은거고, 틀린말 하면 좋은 친구인데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사회에서 만난 업무나 학연 지연으로 엮인 지인, 팔로우, 페친, 공유 등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속으로 엄청 싫어하는데 함께 아는 지인들 때문에 끊지 못하고 친한척 할수도 있는 것이다. 공유도 뭐 ‘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네’의 취지인 경우도 많고다. 그럼에도 이걸로 사상검증을 하는게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아이인가?

우리는 미성년자가 아니다. 어떤 매체를 참고한다고 해서 거기에 물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스스로를 미성년자 취급하는 사람들이 많다. 동성애 영화를 본다고 이제와서 성적지향성이 바뀌지 않으며, 살인 스릴러 영화를 본다고 살인성향이 생기는게 아니다. 그건 아직 가치관(사실은 전두엽기능)이 완성되지 않는 청소년에게나 해당되는 내용이다. 잔인한 영화를 보기 싫은건 그냥 개인적 취향인 것이지, 그런거 보다보면 물 들까봐 스스로를 육성하는 셀프 인성교육이 아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 아예 사이트 설립 목적이 특수한 소라넷같은 커뮤니티를 제외하고, 클리앙이나 오유조차 표면적인 목적은 국가전복은 아니다. 명목상으로는 평범한 IT 커뮤니티나 유머 사이트다. 거기를 공산주의자들이 활동하기 편리한 거점으로 삼았을 뿐이다. 그에 비하면 평범한 사이트인 펨코, 엠팍, 심지어 일베조차도 마찬가지 원리다.구글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았는데 들어가보니 해당 글이 올라온 사이트가 일베인 경우가 있다. 나는 일베가 바람직하지 않은 사이트라 생각하고 특히 미성년자 자녀는 못 보게 막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만으론 성인이 보는 19금 영화처럼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못된 놈들과 논쟁하는게 귀찮아서 똑같은 제목을 구글에 다시 검색해 여초사이트에 올라온 걸로 출처를 세탁해서 인용해 버린다. (이런 것을 사유로 시비 거는 인간들이 대개 페미니스트라서 엄청 만족해한다.)

어차피 원 출처는 일베라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못된 성의에 그 정도의 성의면 만족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원작자 다른글보기 해보면 문재인 운지운지 거리는 일베충이 쓴 내용인데, 나야 그런거 본다고 문재인에 기대하는 바가 희석되지도 않고 (저지른 죄가 그렇게 큰데 그렇게 편안한 선택을 하게 한다고?) 내 생각은 확고해서 상관없으며, 남들은 일단 해당 정보글 완성도가 높으니 모르고 먹는 중국산 김치처럼 좋다고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로 어떤 여자가 여시 쭉빵등에 가입되어 있는 것 만으로는 아무런 유의미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냥 얼마나 머리 나쁜 소리를 하고 있나 관찰하려고 그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입할 수 있었으면 가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클리앙이 공산주의자 소굴인 것과 별개로, 요즘 2030들이 평균적으로 대깨문 성향과 공산주의 성향이 있기 때문에 나는 2030들의 생각이 궁금하거나 그 나이대의 관심사를 검색하기 위해서 클리앙에 들어가보곤 한다. 클리앙 뿐만이 아니라 논란의 트위터, 펨코, 오유, 엠팍, 정철승 변호사 각하, 윤서인, 황교익, 문재인 등도 필요할 때마다 다 참고한다. 누굴 팔로우하고 말고 인용하고 공유하고 말고로 내 성향을 특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어떤 시간한정 핫딜이 어떤 사이트에 올라와 유용해 보이길래 공유를 한 적이 있는데 사이트 출처를 문제 잡힌 적이 있다. 그게 소라넷이라면 올린 내가 잘못이 맞고, 일베나 클리앙 같이 명목은 정상사이트이지만 실질적으론 문제가 많은 사이트라면 굳이 피곤하게 따지지도 않겠다. 핫딜이 공유된 원글에도 문제가 없고 그 외 해당 게시글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것을 근거로 가치 판단을 하지 않던가! 그냥 2030 남자들이 많이 모이는 사이트니까 반페미니즘 성향이 당연히 자연스럽게 생기는건 맞는데, 그런 글을 공유한게 아니었다. 반대로 2030 여자들 모아놓으면 ‘해줘’가 되고 파벌 생겨서 분위기가 나빠지지만 사이트 존재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여시에 올라온 삼성전자 주식 50% 할인 딜이면 무조건 사야지 않겠는가?

보통 ‘OO랑 친구하면 온라인 인연을 끊겠다’라는 선언을 하는 사람 치고, 애걸복걸하며 그 사람에게 매달려야 할 가치를 가진 사람은 전혀 없다. 배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말 할 것이라면 아파트 분양권이라도 넘기면서 말을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