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찍탈 밈

2015년부터 2016년 총선 전까지 소위 유행하던 밈이 킹찍탈이었다. 당시 보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당대표였던 김무성 전 대표의 무성대장, 무대라는 별명으로 대표되는 보스다운 리더십의 긍정적인 면모와, 굉장히 권위주의적인 행보를 보인 부정적인 면모를 동시에 담은 킹무성이란 별명이 있었다.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의 새누리당은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로 대표되는 박근혜 정부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재보선에서 연전연승을 거듭하고 총선에서 과반 확보를 넘어 소위 국회선진화선이라 불리는 180석을 넘길것이냐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정도였다.

이에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당시 범야권 성향 지지자들 사이에선 킹무성 찍고 탈조선(이민)하자라는 자포자기한 심정을 담은 킹찍탈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 신조어는 디씨 등 청년층이 주로 많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급속도로 번져나가기 시작해서 내 주변에 정치 관심 없는 친구들조차도 한번씩은 가볍게 내뱉게 되는 밈이 되고 만것이다. 이 밈은 2016-17 사이의 한국 사회 격변기를 지나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 좌파가 집권한 이후 한동안 안쓰이다가 조국사태로 인한 정부여당의 추악한 위선적 실체가 드러남에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자 민주당 찍고 탈조선하자는 민찍탈로 변형되었다.

그리고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줘 청년층을 포함 여러 계층에서 두루두루 호평을 받기도 하면서 전과 4범, 형수 욕설 등 인성 문제를 보이고, 기본 소득, 기본 주택, 기본 대출 등 기본 시리즈로 대표되는 급진 좌파적 복지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기에 소위 찢재명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후보가 되면 그에게 투표하고 이민가자는 찢찍탈이라는 밈이 점점 쓰이는 횟수가 늘어간다. 심지어 상대적 박탈감이 자주 일어나는 SNS 게시물에서 내가 가질 수 없으면 부셔버리겠다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 게시물을 보고 이재명을 찍어버려야겠다라는 농담까지 꽤나 보이고 있다.

사실 정권재창출이든, 정권교체든 한국의 구조적인 문제를 쉽사리 해결하기 못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같이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는 일본은 그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다 되어있다는데 한국은 전혀 준비가 안되어있기도 하다. 일본은 구인난, 한국은 구직난이라는 현실에서 청년들은 창조적 파괴든, 공멸로 가는 불가역적 파괴이든 고착화된 사회의 판을 깨버리는 것만이 유일하게 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찢찍탈이라는 밈이 자주 쓰이기 시작한 것 아닌가 싶다.

대선이 이제 7개월도 안남은 이 시점에서 한국의 지도자가 되고 싶다면 최근 전원책 변호사가 인터뷰에서 얘기한 대로 “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남에게 욕되지 않고,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 내가 열심히 성취한 것만으로 안전한 노후를 누릴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줄 수 있는 비전을 담은 구체적 아젠다를 제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런 지도자가 없다면 많은 이들이 찢찍탈을 입으로 만이 아닌 행동으로 옮기려고 할 때 나는 그들을 말릴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