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조건

남성들은 페미니즘과 전쟁 중이다. 코로나를 악용해서 민주노총이 집회하면 입을 꾹 다물고 반정부 성향의 시위에는 살인자들이라고 욕을 퍼붓는 집권여당과 정부의 행태를 두려워해서인지 현실에서 집결하고 대오를 갖춘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온라인에서는 들불 처럼 번지고 있다. 나이대는 10대에서 부터 40대 초반에 까지 이른다. 아래로는 남녀평등이라면서 왜 우리가 매번 양보하고 희생해야하느냐고 따지는 초등학생 부터 문재인의 최대 지지자이자 <스윗한남>으로 불리우는 40대에 같이 묶이는 것이 싫은 40대 초반의 일부 80년대생 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종종 온라인에서는 혹시 이 싸움에서 패배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불안감을 가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탈이념, 탈정치 세대인 이들 10-40남성들은 정치 행보를 보여 본 적도 없고 지난 수 년 동안 페미니즘 진영에 의해서 복날 개가 얻어 맞듯이 맞아오기만했기 때문이다. 영 무능해 보이는 국민의힘에는 이제야 좀 괜찮아 보이는 청년 당수가 등장했지만 내부에서 너도 나도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런데 페미니즘 진영과 페미니즘 진영이 소속된 운동권 진영은 재채기만해도 살인자에 폐륜아로 만들 수 있는 선전, 선동의 달인이고 정치질의 최고봉이 아닌가? 하지만 너무 불안할 것은 없다. 페미니즘 진영이 쌓은 악업은 엉덩이가 무거운 청년 남성들을 일어나게 만들고 자신만의 독립된 정치 대오를 갖추도록 몰아 붙일 정도이기 때문이다. 당대표를 공격하는 것도 당내 유력인사로 발돋움한 정치인이 자신의 네임벨류를 높이기 위한 흔한 방법이니 발목을 끝끝내 잡을 것이라고 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승리의 조건은 갖추어져있다. 페미니즘 진영은 DJ가 집권한 후 행농공상에서 여성부라는 독립 부처를 떡하니 전리품으로 받아서 마구잡이로 사용해왔다. 창립되고 얼마 안되어 목욕탕 수건 같은 것을 간섭했다가 천하의 웃음거리가 됬음은 물론이고 이제는 예산 끌어오기와 페미니즘 이론에 몰두한 나머지 비혼, 비출산 운동에 저출산 대책 예산을 때려넣는 기괴한 행태 까지 보이고 있다. 그리고 온갖 페미니즘 단체들이 여성부의 지원금을 받아 연명하고 있다. 모두가 한결같이 갈라치기와 비혼, 비출산을 내세우는 행태에 동참했던 단체들이다. 이런 모든 것이 무능이고 부패이다. 이론도 그렇다. 실체가 없고 증명할 수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론을 내세워 모든 분야에서 제도와 법을 여성에겐 권리만 몰아넣고 남성에게는 의무를 몰아넣는 <기울어진 저울> 정책을 관철시키고 있다. 이는 남성을 철저한 이등 시민으로 만드는 정책이다. 이 모든 것을 <악업>이라고 부른다.

정치적 측면에서도 10-40남성들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나고 나서 온갖 정치인들이 소속 정당을 가리지 않고 <청년>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있고 온갖 청년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청년 여성들이 주장해 온 페미니즘 정책은 이미 수 년에 걸쳐 보급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청년>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그것은 이 청년이라는 단어가 청년 남성들을 주로 지칭하기 때문이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소외되었던 청년 남성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 정책으로 여야가 앞다투어 여성징병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 모든 것은 10-40남성들이 독립된 더 이상 참지 않고 정치 세력이 되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공정의 깃발을 들고 불공정의 길을 걷던 여권에 칼을 꽂아 넣고 오세훈 서울 시대를 여는 주역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기세>를 탔다.

한국 인터넷 문화는 근래 십 수 년 동안 다분히 10대와 20대 남성이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들이 주도하지 못하는 것은 <여성시대>나 <쭉빵> 같은 카페 이후로 여성 이용자들이 주 고객인 커뮤니티는 다분히 폐쇄적인 형태를 가지는 것이 규칙 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장단점이 있지만 폐쇄된 집단이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매우 불리하다. 문재인 정권에서야 페미니즘 진영 자체가 운동권의 일부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꽃길을 깔아줬기 때문에 으란바 <메갈>들의 기괴한 발상들이 정부 정책에 반영된 것 뿐이다. 그렇게 페미니즘 진영은 <악업>을 쌓았고 이 악업은 또 10-40남성들에게 <대의명분>도 쥐어준다. 게다가 결국 이 시점에서 <기세>를 타서 정치권에선 이들의 목소리에 온통 신경이 쏠렸다. 패배 보다는 승리를 확신하는 것이 더 확률이 높은 상황이 분명하다. 다만 실기(失機)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실기(失機)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을 고꾸라뜨릴 수 있다. 최후의 순간 까지 긴장을 유지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