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은 누구에게 맞춰야 하는가

에어컨 온도는 가장 더위를 타는 사람에게 맞추어 가능한 낮게 세팅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지나치게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맞추어 온도를 18도로 설정하고 나머지는 옷을 껴입으라는 건 지나친 요구다. 적어도 공공장소에서는 대다수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온도(대략 24도)로 정해야지, 침묵하는 다수 앞에 나선 까다로운 한두 고객들의 요구에 맞추어 온도를 조정해서는 안 된다.

희망온도가 18도에서 30도까지 다양하게 분포한다면 옷을 더 벗을 수 없다고 18도에 맞출게 아니라, 다수의 고통의 합이 최소화되는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한다. 24도로 맞춰두면 희망 30도는 옷을 껴입고 희망 18도는 옷을 더 벗을 수 없어 불쾌하겠지만, 왜 조금이라도 불쾌하면 안 되는가? 원래 평균 조건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불편하고 불쾌하다. 무엇보다도 에어컨은 에너지를 엄청나게 많이 쓴다. 발전에 들어가는 자원과 환경오염은 전기요금으로 충분하지 않다. 당신이 아무리 누진요금을 많이 낸다고 하더라도 후손에게 빚진 부분이 분명히 있다.

물론 공공기관에서 강요하는 28도는 분명히 지나친 감이 있다. 하지만 18도도 말이 안 된다. 가장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맞추기 위해 나머지 보통의 사람들 99퍼센트가 외투를 껴 입는 모양새는 분명히 잘못됐다. 그 정도로 몸이 좋지 않다면 얼음 조끼를 입든지 하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