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벌어진 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재단 정확히 말하면 그 운영사인 아시아문화원은 하성읍씨의 전시를 열면서 하씨의 작품을 촬영한 사진을 이용해 홍보물을 만들 때 사진 속 작품에 쓰여 있던 “전두환을 찢어죽이자”고 적힌 문구를 포토샵을 이용해 지워버렸다. 해당 홍보물은 전시관 출입구에 부착할 대형 포스터였다. 시민단체라고 이야기 하지만 정치단체에 가까운 단체들이 검열이라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강하게 비난을 퍼부었고 결국 홍보물은 다시 만들어졌다. 물론 타인의 작품을 사용하면서 지나치게 변형을 가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검열이라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는지는 의문이다.

검열은 창작물을 대상으로 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창작자가 대상이 되는데 대형 포스터에 대해선 포스터가 창작물이고 제작을 책임지고 결정했던 담당자가 창작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굳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동과 유사한 행동을 지목하자면 시민단체의 항의가 해당될 것이다. 물론 담당자가 잘못한 것은 맞다. 타인의 창작물을 이용해 재창작을 하면서 허락 받은 것 이상의 변형은 도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법적 문제도 될 수 있다. 굳이 금지시키지 않았더라도 아주 선명하고 크게 그려 놓은 문구를 지우는 것을 작가가 암묵적으로 허락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담당자가 문구가 불편해서 지웠을 것 같지는 않다. 호남에서 5.18은 성역이기도 하고 무거운 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지역의 인물이 역사적 문구를 불편해 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자기 표현을 제약 당하는 공공기관 근무자로서 자기검열이 습관이 되었던 것이 업무 중에 그대로 반영되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의 잘못이 분명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너무 큰 잘못으로 몰리진 않았으면 한다. 작가에게 진지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받았다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