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도 외부세력이다

포항공대의 여총학생회는 하예나라는 사업가이자 페미니즘 운동가를 초청해서 강연하려고 했다가 반발에 직면하고 일단 포기했다. 하예나는 남성 일반에 대한 강한 경멸적이고 폭력적인 언어를 쏟아낸 것이 포항공대 구성원들의 반발을 샀다. 사람들은 이것을 남성혐오 적인 발언이라 지적했다. 물론 여기서 혐오는 일상의 그 의미이다.(미소지니를 ‘여성혐오’로 번역하고는 오해를 하면 이죽거리는 여성학계는 합리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왜냐면 이 세상은 남성우월주의 사회니까 남성혐오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애초의 지적이 일상적 의미로 쓰였기 때문에 그것을 감안해야한다. 페미니즘 진영은 미소지니를 뜻하는 여성혐오와 일상적 의미의 여성혐오를 고의적으로 혼용한다. 그래서 온갖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는 남성혐오(미소지니의 반대)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들은 혐오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말장난일 뿐이다. 고대 그리스 소피스트들 앞에서 이런 소리를 하면 그들은 수강료를 이 페미니스트들 얼굴에 집어 던지면서 환불했으니 사라지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미소지니를 이야기 할 때 미소지니라고만 부르지 절대로 여성혐오라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포항공대 구성원과 인터넷의 폭발적인 반응에 대응하여 계명대 페미니스트 모임‧리셋‧여성의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유니브페미 등 12개 페미니즘 단체가 모여 ‘여성전진 공동행동’이라는 굉장히 쉬어빠진 운동권 냄새가 폴폴나는 연대체를 구성했다. 그런데 이들의 지적이 가관이다. 먼저 이들은 포항공대 구성원들과 이를 지지했던 인터넷 여론을 폭력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 혹은 아예 현장에 나와서 폭언을 쏟아내고 압박을 가하는 것은 페미니즘 단체들의 오랜 방식이었다. 자기들은 옳으니까 저항이고 나를 거스르는 것들은 틀리니까 폭력이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굉장히 위험하다. 물론 이것은 페미니즘 진영 차원이 아니라 이를 품고 있는 운동권 세력 전체의 사고방식이긴 하다. 또다른 지적은 사상검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더 웃기는 주장이다. 사상 검증은 특정 이념을 걸러내기 위해서 그 사람의 가치관을 모두 비판의 대상으로 삼아 조금이라도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작업을 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포항공대 구성원들의 행동은 학교의 주체로서 자신이 지불한 수업료로 반감을 가진 이념의 강의료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소비자 주권일 뿐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의 백미는 사상검증을 운운하면서 “외부 세력”을 입에 올린 것이다. 이 단체들 면면도 포항공대 구성원이 아니다. 그러니 자신들도 외부세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세력인 자신들이 포항공대 사태에 개입하면서 포항공대 구성원 다수가 외부에 이 사안을 알리고 공감을 구했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자기모순적이다. 하지만 어떤 사고방식인지 뻔하다. 자신들은 옳기 때문에 이것은 연대이고 저들은 자신들에 거스르는 틀린 존재니까 외부 개입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자신들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타인들은 무엇이든지 하면 안되는 것이다. 그저 한탄만 나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