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죽인 여성들

또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인터넷으로 괴롭힘에 시달린 한 사람이 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망자는 개인 자격으로 어느 소설의 2차 창작물 시장을 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정해진 인원의 반을 내보내야했다. 시청에서 분명 확정된 인원을 정해줬고 이에 맞춰 인원을 모집했지만 시 공무원은 행사 당일 별 다른 이유 없이 인원을 반으로 줄이라 통보했고 이는 불확실한 행정을 한 담당 부서와 시청의 잘못이다. 그러나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했거나 이미 입장하고도 다시 나와야했던 참석자들 중 일부는 행사를 주최한 망자를 비난했다. 망자는 필요한 준비와 확인 절차를 충분히 했기 때문에 비난 받을 이유가 없지만 이들은 권력을 가진 관청이 아니라 손쉬운 먹이감이 필요했던 것이다. 심지어 이들 중 한 명의 모친은 망자의 장례식 중인 망자의 언니에게 전화하여 망자가 자살하는 바람에 딸이 신경을 쓰고 있다며 망자와 유족들을 향해 온갖 비난을 쏟아냈다고한다. 해당 소설은 이른바 ‘여성향 소설’이었고 죽음에 이를 때 까지 괴롭힌 이들도 대부분 여성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도 죽음 까지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상의 괴롭힘은 매우 전형적인 사례가 반복된다. 실제로 잘못을 한 경우도 많고 그다지 잘못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저 누군가 앞서서 괴롭히기 시작하면 괴롭힘에 가세하는 인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삶이 파괴되는 끔찍한 범죄지만 사이버 범죄 특성상 사회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집단 괴롭힘을 규정하는 법률이 없기 때문에 명예훼손으로 송사가 벌어지는데 명예훼손은 자유 국가의 사회 통념상 어지간해서는 심각한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상황이 극히 심각해져서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아예 이 추악한 현실이 사법의 심판을 받지 않고 넘어가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여겨지는 것은 연예인이 피해자가 될 때 뿐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친숙한 용어는 “악플”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범죄자들은 피해자가 죽음에 이를 때 까지 그만두지 않고 죽음에 이르러도 절대로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장기간의 집단 괴롭힘이 비단 여성들만 가담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난히 여성들 비율이 높다고 알려져있다. 과거 한 여성 연예인이 자신에 대한 장기간에 심각한 악플을 다는 사람들을 여럿 고소한 적이 있는데 그들 이름 대부분이 여성의 이름이어서 사회적으로 관심이 쏠린 적이 있다. 수 년 전 자살한 여성 가수도 장기간 여성들의 악플에 시달렸다. 심지어 개인 메세지로 심한 괴롭힘을 하는 이들도 많았는데 그 이유는 못생긴 연인과 연애를 한다거나 혹은 섹시한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거나 하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 가수가 자살했을 당시 해당 가수를 게시판에서 욕하고 직접적으로 어떤 욕설을 퍼부었는지 자살하곤 했던 여성 커뮤니티에 추모의 분위기가 일면서 남성들이 죽였다는 운동이 일어났다. 자신들의 괴롭힘은 사소하고 남성들이 그녀가 섹시한 사진을 올렸을 때 감탄한 것이 성희롱이라 그것이 괴로워 자살에 이르렀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페미니즘이라 부른다.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이 혹은 모든 여성이 인터넷 공간에서 집단 괴롭힘에 가담하는 것도 아니지만 가담한 사람들 다수가 여성이기 때문에 사이버 공간에서의 집단 괴롭힘은 여성형 범죄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집단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여초 커뮤니티를 포함한 페미니즘 진영은 악플은 대부분이 남성이 작성하며 여성이 대부분인 악플을 받는 사례도 모두가 남성들이 만들어낸 구조의 산물이라는 희한한 논리를 개발해냈다. 이러한 성향은 일상에서도 벌어진다. 얼마 전 편의점에 차량을 돌진한 여성 사례가 그렇다. 이 사건의 시작은 편의점 측의 아주 사소한 잘못이었다. 아무리 편의점이 사과하고 보상안을 내놓아도 끝 없이 괴롭히다가 결국 살인미수 까지 이른 것이 사건의 결말이다. 인터넷 공간의 집단 괴롭힘 가담자들도 상대가 죽음에 이르러야 그제서야 만족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펴며 자신들은 조금도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을 과시한다.

저 분쇄기 같은 끔찍한 범죄의 피해자들도 대부분 여성들이다. 같은 부류로 같은 공간에 공존하는 구성원 중 하나를 골라 피해자로 삼기 때문이다. 이 범죄의 가담자들 다수가 여성 연예인이나 여성 인터넷 이용자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는 장본인인 동시에 여성을 자살시키지 말라고 목 놓아 외치는 페미니즘 진영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하면 참으로 추악한 광경이 아닐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