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먹이주기에 대한 소고

요즘 ‘캣맘’ 문제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캣맘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사회문제가 되고있다. 캣맘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공교롭게도 이런 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다. 사람들은 이런 활동이 피해를 준다고 호소하고 있고 경찰을 부르거나 법정 까지 진출하는 일 까지 벌어지고 있다. 고양이 먹이에 살충제를 넣어 떼죽음을 만드는 극단적인 행동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결혼 전 살던 아파트 단지에는 최근 까지 부모님께서 살고 계셨는데 고양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 특히 부모님댁을 반경으로 하는 좁은 영역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지 모르지만 이들에게 사료를 주고 있었다. 사실 한 두 명이 아니다. 누군가 외출하면서 봉지에 담긴 사료를 밥그릇에 넣고 갔는데 잠시 후 다른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하려다 그냥 가방에 사료가 든 봉지를 쑤셔넣고 외출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화단에서 사는 이 녀석들은 사람들이 기웃거리면 맡겨 놓은 것을 찾듯이 걸어온다. 그리고 주민이라면 의례 주머니에서 간식이 나온다. 이 녀석들은 뭘 어떻게 배웠는지 비비지도 않고 배를 까고 눞는다. 강아지의 행동인데 왜 고양이가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모르긴 몰라도 사진 찍히는 횟수를 봐서는 이 녀석들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은 사람이 한 둘은 있을 것이다. 어떻게 된지 어디 다치기만해도 영역을 차지하러 온 도전자의 소행인 것 까지주민들이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무기력하게 당했는데도 이 두 마리가 계속 사는 걸 보면 분명히 목격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민 중에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주민들도 있고 싫어하는 주민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양이들이 다른 고양이들과는 다른 삶을 사는 것은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 고양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거구가 되서 뚱뚱해진 몸으로도 날렵하게 달려와 갖은 애교를 부리는 녀석을 아끼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하지만 그 외에도 중요한 요소는 이 녀석들이 확실히 자기 영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고양이들에게 퍼붓는 사료는 만약 다시 들고 돌아가는 것 까지 하면 열 마리 이상의 고양이들을 먹일 수 있는 양은 되는 것 같다. 인근의 떠돌이 고양이들이 다 몰려온다면 고양이들 끼리의 다툼과 구애 활동으로엄청난 소음이 발생했을 것이다. 고양이들이 잔뜩 어슬렁 거리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위협으로 느껴질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녀석들은 자기 영역을 확실히 지켜왔기 때문이다. 물론 주민들의 개입이 있었지만 말이다. 고양이는 영역을 중요시하는 동물이고 그 덕분에 이 영역에서 사람들은 혼란이나 불쾌감을 겪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양이가 만드는 것에 대해서 열심히 치우는 주민들의 존재다. 고양이의 사료를 준비하고 물을 준비할 뿐만 아니라 식기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고양이가 만들어내는 부산물들을 깔끔하게 치워낸다. 물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고용된 근로자들의 성실한 청소활동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주민들도 수시로 치우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결국 이 사례에서 필자는 주민들이 기꺼이 거두고 보살필 수 있는 길고양이는 정상적인 영역을 유지하고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청결을 관리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경우라는 가설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위생에 노력을 기울이는 누군가의 존재다. 길고양이 문제로 갈등이 굉장히 심하게 발생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면 ‘자신의 거주지가 아닌 타인의 거주지에 일체 관리를 하지 않는 먹이 주기 활동’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못지 않게 많은 사례는 이유 없는 동물에 대한 혐오다. 동물이라는 이유로 딱히 그럴만한 사유 없이 공격하거나 심지어 죽이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마치 놀이 처럼 사체를 훼손하는 일도 비일비제하다. 동물권이라는 것은 인정하기 힘들지만 동물에 대한 존중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 부터 살아있는 생명을 별 다른 목적 없이 죽이고 훼손하는 것은 비정상적으로 잔혹한 행동으로 여겨진지 오래다. 하지만 길고양이를 챙기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런 잔인한 성정의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의 먹이주기 활동을 위해서 비자발적으로 자신의 삶의 영역을 침해 당한 사람들도 격렬하게 반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자한다. 동물을 보호하고 먹이를 주는 것은 고상한 행동이다. 하지만 뒷 처리를 맡고 싶지 않고 고양이의 활동으로 자신의 삶이 침해 받기 싫어 자신의 거주 지역과 멀리 떨어진 곳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두고 고양이의 부산물을 치우는 책임을 타인에게 떠넘기는 사람은 고상하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