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고양이와 같이 살아본 적이 있나요? 혹시 고양이의 눈을 본 적이 있나요? 만일 그렇다면 그 눈 안에 은하수를 품었다 하면 공감하시지 않을까요? 언제 뭘 할지 모르는 새침함과 언제 칠지 모르는 대형 사고, 간간히 보여주는 빙구 짓, 혼자도 잘 지낼 것 같은 시크함에 고양이는 한 마리만 키워도 된다며 집에 방치를 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언젠가 오래전 혹시나 우리 집 고양이가 사람들이 모두 집을 비우면 두발로 걸어 다니면서 사람 말을 하지 않을까 망상을 해보며 집에 핸드폰으로 관찰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밖에 나가면서 몰래 본 적도 있었어요. 혹시나 두발로 걸어 다닐까 두근두근하면서 핸드폰으로 보고 있는데 정말 놀라서 약속을 취소하고 발길을 돌리게 되었어요. 고양이는 외로움을 타지 않아, 혼자도 잘 있을 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문 앞을 서성이면서 서럽게 울고 있더라고요.

가장 먼저 마음이 아팠고 그다음 드는 생각은 거기서 내가 보이더군요. 누군가는 저를 보며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거 같다라던지 쟤는 세상 혼자 산다던지 저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어요. 사실은 아닌데 말이죠 혼자 있으면 외롭고 누구보다 힘들어하지만 부끄러워서, 수줍어서 표현을 못한 건데 말이죠. 혹시나 당신도 그런가 궁금하네요. 창피해서 말을 못 하였나요? 나를 보여주기 힘들어서, 혹시나 나를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비밀이 많은가요?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을 질문 하나만 던져볼게요. 당신도 한 마리에 고양이인가요? 아름다운 우주를 눈에 숨기고 문 앞을 서성이며 울고 있나요? 괜찮아요 힘들게 보여주지 않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좋아요. 그냥 힘들 때 잠시 새침하게 다가와서 한번 비비고 가세요. 일부러 환영은 안 할 거예요 일부러 위로해주지도 않을 거고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모른 척 한번 쓰다듬어주고 떠나는 자리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사라질 때까지 미소로 바라봐줄게요.

참치캔과 물 한 그릇 준비해둘 테니 언제든 놀러와요 있어줘서 고마워요 우리 고양이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