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허영, 보수의 삽질

조윤희 서초구청장이 대검찰청 앞 화환들을 싹 치워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대검 앞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수 많은 화환들이 답지한 상태였다. 물론 원칙적으로 보도위 적치물은 치워야하지만 구청장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이 있는 자리이다. 거기에서 조 구청장은 원칙을 지키는 것을 선택했다. 이것이 보수 진영이 끊임없이 반복하는 도덕적 허영심이다.

보수 진영은 항상 반복하는 것이 있다 권력이 있을 때 자기 진영에 있어서는 최대한 가혹한 결정을 내리고 상대 진영에는 최대한 관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전자의 사례는 이번 사건 같은 것이다. 합법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권력이 있지만 싹 치워버리고는 자신이 굉장히 공정한 사람이라는 만족감에 차 있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청 앞 구역은 항상 운동권 사람들의 텐트로 가득했다. 관용을 베푼 것이다.

이것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반복되어 온 보수의 도덕적 허영심이다. 화환이 가득한 풍경은 분명 좋은 정치적 동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인 것이다. 도덕적인 보수 정치인으로서 보수 진영에 유리한 풍경은 볼 수 없다. 그것은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운동권 사람들은 악을 쓰면서 위로 올라가려 하지만 보수 정치인들은 평지에서 올려다 보면서 싸우고자 노력한다.

보수 진영에 유리한 정치 지형을 다 박살내면서 보수 정치인은 자신이 공정하고 도덕적인 정치인이라고 만족감을 느낀다. 칼로 싸워야할 전쟁에서 상대는 총기를 드는데 보수 정치인들은 주변 사람들을 두들겨 패면서 각목 하나 들려준다. 그리고는 보수 진영이 망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숭고한 행위에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보수 정치인들은 운동권 정치인들과 달리 필사적인 것이 없다. 자수성가했던 물려받았던 보수 정치인들은 어떻게 자신이 만족할 수 있게 고상하게 패배할 것인지 골몰한다.

보수 정치인들은 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저 모두 해체하고 집안에서 소일이나 하면 어차피 똑같은 결과더라도 유권자들이 피눈물 흘리는 일은 없었을텐데 말이다. 왜 보수 정치는 민의를 대변하는 투사라는 자신의 본분을 잊은 채로 만족스러운 자살이라는 개인적 목적을 추구하는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