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횡단철도 왜 하는데?

대륙횡단철도는 문재인 정부 초기 북한이 고속철도 건설을 요구하자 이를 실현시키고 싶었던 운동권 내부에서 내놓은 대의명분이다. 북한에 수십조를 쏟아 부어서 고속철도를 건설해주면 대륙횡단철도가 완성이 되서 우리가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내걸었던 표어는 “부산에서 열차로 모스크바까지.”였다. 간혹 모스크바가 아니라 런던이 들어가기도했다. 하지만 이것은 웃기는 소리다. 조선일보가 약 60조로 추산했고 문재인 캠프 출신의 전직 언론인 출신 사업가는 30조를 추산하던데 30조는 과거 우리나라 고속철도 건설비 총합이기 때문에 물가 상승과 북한의 인프라 미비를 생각하면 60조로 보는 것이 맞다. 문제는 이들이 말하는 이점을 60조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냐는 것이다.

일단 철도 운송은 느리다. 배 보다야 빠르지만 항공 보다 느리다. 빨리 보내야하는 것은 항공운송을 이용하는 것이 맞다. 이미 우리나라는 항공운송업계에서 선두 그룹에 있는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다. 60조를 투자해서 잘 보유한 항공운송 인프라 보다 느린 인프라를 추구할 이유가 없다. 또한 저렴한 운송비를 제시하는데 저렴하기로는 해운 운송이 훨씬 저렴하다. 기한의 제약이 적다면 저렴한 해운 운송 대신 더 비싼 육상 운송을 고집할 이유 역시 없다. 유럽 까지의 철도 여행이라는 낭만적인 용도를 이야기하는 것은 더더욱 허구에 가깝다. 일단 여행 기간이 항공 여객이 훨씬 빠르고 열차 이동은 식비가 엄청나게 소모될 뿐만 아니라 일정한 안락함을 추구하면 고가의 운임을 지불해야한다. 저렴한 이동은 매우 불편하기 짝이 없는 하급 칸을 이용을 전제로 하는데 물론 젊은날의 추억이긴 하지만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다. 이를 위해 60조를 투자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또한 북한은 북한이다. 북한을 통과하면서 우리 화물, 우리 승객이 과연 무슨 일을 겪을지 상상이나 가는가? 우리 국민인 공무원을 바다 위에서 쏴죽인 놈들이다.

결국 북한에 60조를 쏟아 부어서 열차 시스템을 건설해 봤자 북한이나 행복한 퍼주기이다. 그냥 북한이 원하니까 그럼 주겠다는 아가페적 사랑이자 대한민국 차원에서 보면 60조 짜리 선물이다. 거래도 아니고 투자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권 진영은 당시 해주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다. 지금도 사실 미국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하지 못할 뿐이지 당시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언제든지 돈을 쏟아부어 건설할 집단이다.

남북철도사업을 합리화하는 고일석씨의 글은 매우 흥미롭다. 유사매체 ㅍㅍㅅㅅ에 기고한 그의 글은 본래는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인데 운동권식 혹세무민이 모두 담겨있다. 그 주장을 간단히 반박해 보자면 1)"철도는 신속성에 있어서 선박에 비교 불가로 우위고, 운임에 있어서 항공과는 게임이 안 됩니다." : 웃기는 소리다. 딴에는 사안을 뒤집어 보는 현명한 시각이라고 생각하지만 신속성이 필요하면 선박 대신 항공을 선택하지 애매한 철도 안쓴다. 당장 내일 모레 받아봐야하는데 20일 걸리는 운송 수단 쓸 것 같은가? 그리고 기간 대신 운임이 더 중요한 화물은 해운을 쓰지 해운에 비하면 한참 비싼 철도 쓰겠는가? 물론 그 중간에 해당하는 철도가 적합한 화물이 있겠지만 과연 60조를 투자할 규모일까? 근본적으로 항공의 가격, 선박의 속도 같은 단점을 들고와서 비교우위를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2) "기차를 만들 때 바퀴의 폭을 철로에 맞추어 변화시키도록 하는 ‘궤간가변대차’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4년에 이 기술을 개발해놨습니다." : 아니 기술 개발하고 양산은 달라요. 그 차이 모르죠? 3) "이미 존재하는 국제규약을 기준으로 건설되고 운영됩니다. 따라서 국제철도협력기구의 표준 규약에 따라 투자수익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습니다." : 아니 그래서 몇 년 안에 회수 가능한데요? 협력기구가 매 년 2조 씩 꽂아준데요?

고일석 대표는 중앙일보, 문화일보를 거쳐 잠시 차가버섯 사업을 하다가 운동권 성향 매체를 거쳐 현재는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경험 많은 언론인이다. 그 중간에는 문재인 대선 캠프에 발을 담근 경력도 빠질 수 없다. 이 정도 인사가 필자가 반박한 내용을 조사 과정에서 알아내지 못했을 리가 없다. 운동권식 프레임일 뿐이다.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수 많은 이죽거림은 또 다른 킬포인트이다.

고일석씨 칼럼 원문 :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2129135603817934&id=100001645465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