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전작권 환수

15일 유명한 운동권 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이하 평통사)이 국방부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운동권 세력의 대표적인 외교 안보 단체인 평통사는 과거 북한을 대상으로 무조건적인 북한 입장 반영을 요구하던 단체다. 한국은 무장도 안되고 훈련도 안되고 동맹도 안된다는 식이었다. 북한이 원하는대로 하면 평화가 올 것이라는데 순순히 당하면 다치진 않을 것이라는 강간범의 태도와 다를 바가 없었다. 평통사는 강간범도 아니고 강간범 대변인 쯤 되는 단체였다.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특정 정치 진영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평통사가 쿼드(QUAD) 반대 주장을 끌고 나온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QUAD는 미국이 구상하는 다자 안보 체제인데 다분히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려는 의도의 발상이다. 이러한 평통사의 영역 확대는 운동권 진영이 친북에서 친중으로 선회한 운동권 세력의 패러다임 변화를 알 수 있다. 과거 종북이라는 평을 듣던 NL 중심의 운동권 진영이 정권을 장악한 한국이 요즘 아무리 북한에 구애해도 북한이 냉담한 이유는 운동권 내부에서 북한 추종의 분위기가 끝나고 중국을 추종하면서 중국 처럼 북한을 돈으로 장악하려는 의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한북중 3국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외교 인식을 가진 나라는 북한 뿐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이런 평통사가 과거 수 십 년 동안 주장했고 오늘도 주장한 내용은 바로 ‘전시작전권 회수’이다. 전작권 회수 주장은 운동권 진영이 줄곳 주장하던 바로 그 명목은 바로 주권 회복이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허구다. 전시작전권을 행사하는 것은 한미연합사령부이고 연합군의 전시작전권을 연합사령부에 콕 찍어 말하자면 연합사령관에게 위임하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가 합종연횡이라는 사자성어를 쓰는 합종 정책이 만든 합종군을 각 나라의 군주들이 각자 지휘한 것이 아니라 초나라의 초신군이 지휘권을 받아 합종군 전군을 지휘했던 것 처럼 연합군을 결성하면 단일한 지휘체계를 만드는 것은 수 천 년의 역사를 가진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주권의 훼손인양 거짓 프로파간다를 수 십 년 동안 퍼부어대어 대중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이유는 바로 이를 회수하면 한미연합 자체가 깨지기 때문이다. 전 세계 공군력의 1위와 2위와 3위가 각각 미 공군, 미 해군, 미 육군이라는 일화에서 처럼 미국은 압도적 초강대국이다. 그런 미국도 혼자서 전쟁을 수행하지 못하고 연합을 한다. 미군으로선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은 마치 단독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당연한 것 처럼 대중에 알려졌다. 그것은 국권의 회복이 아니다. 고립이다.

왜 평통사를 앞세운 운동권 진영은 전작권 회수에 집착할까? 그것은 대한민국을 고립시키기 위해서이다. 한국군 단독과 한미연합군의 전쟁수행 능력은 차원이 다르다. 국권의 손상이라는 잘못된 프레임을 수 십 년 동안 심어 이를 와해 시키면 끊임 없이 한국과의 전쟁의 기회를 찾는 북한에 있어서 큰 기회가 된다. 북한이 실제 전쟁을 하지 않더라도 전쟁 준비는 포기할 수 없는데 한미연합이 해체되면 부담이 크게 줄 것이다. 그러나 추종의 대상이 중국으로 바뀌면서 동기가 약간 바뀌게된다. 중국은 주변국 모두에게 국력을 바탕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평화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군사적 열세는 외교에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고 힘의 균형이 깨지면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것 처럼 전쟁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작금의 주미한국대사가 미국에서 미국을 욕보이고 동맹을 폄하하는 것에서 노골적으로 알 수 있듯이 운동권의 세계관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추악한 자본주의 친미 국가인 한국은 사회주의 반미 국가가 되어야 했고 지금은 사회주의 친중반미 국가가 추구하는 바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미국을 포함한 중국 주변 국가들이 손잡고 중국의 지배 시도에 저항하는 외교 방침을 철폐하고 중국의 조종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나머지 주변국과 한 판 싸움을 하고 싶은 것이 노골적인 이들의 욕구다. 대표적인 것이 주한미군 철수와 주한중국군 주둔 동시 추구 주장 같은 것이다. 이들은 그 첫 단추로 한미연합을 깨고 싶은 것이다.

이러한 운동권 진영의 발상은 한국의 국익에 반한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중국 주변국들은 중국의 팽창정책으로 부터 압박을 받는 공통의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중국에 저항해야하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강력한 반미 성향과 사회주의 취향의 운동권 진영은 중국에 대한 선호와 미국에 대한 증오를 실현하기 위해서 한국의 이익을 버리고 중국의 이익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특히 경제 분야에서 그렇’듯이 한국의 이익을 버려도 운동권의 선호함을 얻을 수 있으니 국가적으로 더 이익이라는 태도가 외교 분야에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평통사는 1994년 부터 무려 27년 째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의미가 다르다. 임기내 전시작전권 회수, 그것은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강경화 장관은 미국의 QUAD 구상을 강력하게 반박했다.

(사진 제공 : F커뮤니티 이용자 오드리헵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