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미원조 뒤의 인식

방탄소년단이 한미우호증진을 위한 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 플리스 상을 수상하면서 “우리는 두 나라(한·미)가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중국이 문제 삼으면서 화제가 되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중국 외교부가 나서서 외교 관례상 거친 수준에 해당하는 언사로 공식 항의한 내용을 그저 해외 이슈로만 취급하며 일종의 헤프닝으로 넘어가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오직 이제는 영향력을 잃은 보수 언론들만이 불쾌한 기색이 역력할 뿐이다. 하지만 군필자들이 많은 일부 남성 위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유럽, 미주 트위터 사용자들의 반응 등을 공유하며 분노하는 분위기이다. 운동권 성향 사용자들이 완전히 장악한 대부분의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중국은 6.25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 다르며 항미원조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화를 낼 만하다.”고 두둔하는 분위기이다. 아쉽게도 심지어 반대 성향의 인터넷 사용자들도 받아들이는 의미만 다를 뿐 항미원조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국가의 공식 반응이 시사하는 중국의 인식은 소름 돋을 정도로 한국에 위협적이다. 첫 째, 남북을 하나로 보는 것이다. 중국도 바보는 아니다. 한국과 북한으로 한반도가 분단되어있고 6.25는 이 한국과 북한이 싸운 전쟁이다. 방탄소년단의 수상소감은 한국인으로서 함께 싸워준 미국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이다. 중국이 지원한 것은 그 한국과 싸운 북한이다. 그런데 중국의 노고를 운운하는 것은 중국이 이제는 한반도를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것이다. 둘 째, 이러한 입장에서 중국의 불쾌감을 표시한 것은 한국에게 북한의 입장을 수용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즉 “한국 너희들은 미국 때문에 해방되지 못한 것이고 북한과 함께 해방시켜 주려고 너희 조부에게 총알을 갈겼떤 우리에게 감사해라!”라는 중국의 항미원조 프레임을 우리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셋 째,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인식과 북한의 입장을 한국에 강요하는 이러한 행위는 중국이 한국에게 이렇게 해도 된다는 인식에서 가능하다. 즉, 중국은 더 이상 한국을 미국의 비호 아래 있는 대등한 중국의 상대국이 아니라. 중국의 지배하에 있는 종속된 국가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 이후로 한국을 포함한 온갖 국가에 자신들 입장을 우격다짐 식으로 강요하기 시작했지만 아주 최근에 이르기 전 까지는 이렇게 천 년 된 상전 처럼 함부로 날뛰진 않았다. 왜냐하면 언제 까지는 수틀린 한국을 달래기 위해서 미국 정부가 항모 전단을 서해 바다에 전개하는 초강수를 감행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사로서 미국에서 미국과 영원히 우방은 아니라는 외교 수사로서는 우방의 완전 해체 선언이나 늘어놓는 강력한 친중반미주의자를 주미대사로 임명하고 중국의 이익과 한국의 손해가 사실은 한국의 이익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핵심 인물인 세력이 권력을 잡으니 중국의 태도가 더욱 강경해졌다. 물론 대한민국은 과거와 달리 이러한 중국의 행패에 미국과 연대하여 더 이상 대응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의 대한민국은 답답은해도 국가 구실은 했으나 문재인 정권의 대한민국은 세금 걷고 국민을 통제하는 것에만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