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 국가와 비정상 국가

나라 마다 지역 마다 문화와 제도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룰은 있다. 그 중 너무나 당연해서 상식인 것은 사람은 죽여서 안된다라던가 처벌은 반드시 재판을 거쳐야 한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북한도 나름 국제 사회에서 국가로 행세하는 집단이다. 바다를 수 십 시간 떠다니던 조난자를 보면 구해야하고 범죄혐의가 없다면 집으로 돌려보내야 함에도 그 자리에서 총을 쏘고 주검을 태워버렸다. 국가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아니 국가를 떠나 인간이라면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었다. 북한은 이를 현장 지휘관의 섯부른 판단으로 변명했지만 국방부 감청 내용에 따르면 김정은이던가 상급 사령관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가라 볼 수 없는 행태다. 북한은 국가라기 보다는 마적떼와 다를 바가 없다. 한반도 휴전선 이상을 점거하고 있는 범죄집단 정도가 딱 적절하다. 그런데 국가로 대접은 받는다. 그래서 비정상 국가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국가의 최대 최후의 임무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렇게 국가의 역할을 줄이자고 주장한 아담 스미스 조차도 야경국가론을 주장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임무 만큼은 국가가 해야 할 일로 주장했다. 이후 작은 정부론이 아무리 대두되도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을 면책하는 사상가는 등장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권 정권은 북한이 표류한 공무원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하달하는 것을 뻔히 알고도 6시간 동안 방관했다. 자기 국민이 살해 당한 것을 알았음에도 대통령은 장성들 진급식에서 평화를 운운했고 당연히 해야하는 사과 한 마디에 현역 국회의원 부터 일선 은퇴를 선언한 정치인 까지 마치 엄청난 대우를 바은 것 처럼 황송해하고 계몽군주 운운하면서 칭송해 마지 않는다. 그리고는 이 잔인한 살육을 기회라고 말하며 평화 체제를 구축하자고한다. 이 운동권 사람들이 말하는 평화 체계는 북한이 원하는 건 무한히 제공해 주면 북한이 우리에게 무기를 쏘지 않는다는 정신 나간 발상이다. 이게 나라인가? 인간 백정들이다. 새로운 비정상 국가의 탄생이다.

남북이 나란히 비정상 국가의 반열에 올랐다. 참으로 사필귀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엽적이고 사안과 무관한 공무원의 월북 문제를 논쟁거리로 삼는 것은 가장 잔혹하다. 심지어 증거가 없어서 슬리퍼가 가지런히 있었다느니 고작 3억의 빚이 있느니 떠든다. 그걸 정부 기관이 하고 있으니 이게 나라인지 어디 대학의 운동권 학생회인지 알 수가 없다. 지성의 공간인 대학가에서 학생회가 수 십 년 동안 이 수준이었던 것도 질 떨어지는 사회이긴 하지만 이건 선을 넘었다. 깊이도 없고 철학도 없는 인간들이 만든 사회라고 비웃어 주고 싶지만 나 또한 이 사회의 일환이고 이 나라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다는 걸 망각할 수가 없다. 참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