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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5월 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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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서 기피한다는 거짓말

논설칼럼힘들어서 기피한다는 거짓말

19일 0시에 입력된 동아일보의 사설에는 “힘들고 보상이 적어 전공의 지원자들이 기피하는 외과나 흉부외과”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일견 타당하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사실일 수가 없다. 애초에 이과 전공 중에서 가장 어렵고 힘들기로 정평난 것이 의학대학의 커리큘럼이다. 의대에 지원한 것 부터가 힘든 과정에 뛰어든 것인데 그 중에 힘들다는 필수과에 도전하는 사람이 그토록 없을 수는 없다. 보상이 적다고는 하지만 의사의 봉급이 우리 사회에서 적은 편에 속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누군가는 필수 의료를 하겠다는 사람이 꼭 있다. 저 이야기는 이 사회의 높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우리 사회에 적은 것은 필수과를 원하는 의학도들이 아니라 그 의학도들이 활동할 자리다.

원인은 필수 의료를 숭고히 여기는 우리 사회가 병원이 수익이 나는 꼴을 보지 못하는데서 시작한다. 이유는 말 그대로 ‘필수 의료’이기 때문이다. 이익이 나지 않는데 의사의 봉급을 줄 수도 없고 다음 환자에게 투여할 마취약도 구할 수 없다. 결국 필수과는 다른 과에서 이윤을 내서 그리고 다른 부대 사업으로 이익을 내서 그 이익으로 봉급도 주고 장비도 갖추고 약도 사는 그런 과가 된다. 병원은 당연히 이 필수과를 운영하기 위해서 마른수건 까지 짜내게 되고 그것은 인력의 최소화로 귀결된다. 최소한의 의사만 고용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원자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만든다. “필수과를 선택하고 나면 너희들이 전문의가 되고 나서 더 이상 공부할(연구할) 기회는 없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다 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도전정신이 높아도 선뜻 선택하기 힘들다.

그래서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필수과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좌파 진영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인 것이다. 의대가 배출하는 인턴이 많아진다고, 수련의가 많아진다고 대형병원은 필수과에서 근무할 의사를 더 고용할 의사도 없고 그럴 여력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노예 처럼 부릴 수 있는 –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대한민국 법률은 수련의들의 최저임금을 보장하지 않는다. – 수련의들만 늘어날 뿐이다. 그 수련의들도 미래가 없는 필수과엔 지원하지 않는게 작금의 현실이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거나 의대가 생기기만 하면 지역의 영광으로 여기는 토호들과 이들의 영향력에 당락이 갈려 있는 중앙 정치인들 까지 얽혀 그저 정원을 늘리는 일에만 두 눈이 벌걸 뿐 정작 필수과에 더 많은 의사를 고용할 궁리를 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우리 사회는 의료제도 앞에서 정말 지독한 모순점을 품고 있다. 생명이 그렇게 중요하다면서 정작 생명과 상관 없는 분야에서는 돈을 절대로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 목숨이 달린 필수과에 대해서는 돈을 아껴도 너무나 아낀다. 그렇게 돈을 아끼다 인프라가 말라 붙으니 KTX를 타고 서울의 이른바 빅5에 의지하려 든다. 환자들은 자신을 포함한 한국 사회가 의료 인프라를 박살낸 것을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에는 귀신 같이 알아차리는 것이다. 우리 나라는 더 이상 후진국이 아니다. 골프칠 여유도 있고 미용 의료에 거액을 쓸 여유도 있다면 생명이 달린 필수과에 투자할 여력이 왜 없겠는가? 필수과의 수가가 현실화되면 더 많은 전문의를 고용할 수 있고 미래가 있는 필수과에 지원자도 다시 생길 것이다. 그렇게 명맥은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정책 고안자들은 ‘싼 필수 의료’라는 낡은 표어에만 집착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처럼 의사들의 역할을 간호사에게 떠넘기는 꼼수를 더 선호한다. 법을 어겨 가며 고집해 온 꼼수라면 ‘힘 있는 우리가 합법으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지금의 정치권과 언론계의 분위기이다. 정작 자신들은 간호사가 진료하고 간호사가 처방을 하면 가만히 있을 생각이 없지만 특권층인 자신들은 의사들이 진료하고 서민들은 간호사에게 진료 받으면 되지 않겠냐는 것이 저들의 발상인 것이다. 하지만 더 투자해서 간호사들은 간호사 고유의 업무로 돌아가고 의사들로 그 자리를 채워야한다. 하지만 저들의 주장은 참으로 복잡하고 현란하다. 우리는 이 때 대중에 단 한가지만 물으면 되지 않을까?

당신은 저들이 의사에게 진료받는 동안 간호사의 진료를 받고 싶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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