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가 점점 본격화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2일 자문위원회가 국회의장께 제출한 3개의 개혁안 중 두 개 안이 의석수를 50석이나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세간에는 많은 의견이 존재해야 그 의견들을 반영했을 때에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많은 의견을 만들기 위해서 국회의원의 숫자를 무한정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문해봐야 한다. 현행 300명은 수렴하여 좋은 의견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인원일까? 350명은 그렇다면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숫자일까? 도대체 그 기준은 어떤 이론이나 사실에 근거한 것일까? 2022년에 한 기관이 28개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직업으로 정치인이 1위로 꼽혔다. 우리나라만 조사해도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신뢰받지 못하는 직업인 정치인들이 모여 자리를 50개 늘린다면 우리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과연 국민께서 정치인들이 더 좋은 정치 더 좋은 토론을 하기 위해서 의석수를 늘린다고 생각할까? 아닐 것이다. 대부분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의석을 늘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2019년에는 한 여론조사에서 의석수 반대 의견이 79%나 나왔다. 정치 개혁은 분명 필요하다. 의석수 변화, 논의해볼 만한 주제이다. 하지만 정치는 '민의'를 대변하는 분야다. '민의'가 밥그릇 챙기기로 보는 방향이라면 정치인이 감히 밀어붙일 수 있는 길인지 묻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