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기조는 확연하게 친미 노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일단 한국의 보수 정당은 전통적으로 친미 노선을 고수해왔으며 이를 미국도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친미노선의 성공이 폴란드 정부로의 막대한 무기 판매라고 볼 수 있다. 무기 판매는 단순한 상업적 거래가 아니라 외교, 정치적 행위이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최전방을 담당하는 국가로 이 NATO의 핵심은 결국 미군이다. 비록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하고 독일이 갑작스러운 군비 증강을 하느라 납품할만한 서방국가가 한국 뿐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이 확실히 친미, 친서방의 노선을 택하지 않았다면 과연 미국이 정하는 질서 속에서 폴란드가 한국에 대대적인 무기 구매를 단행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러시아에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 것을 놓고 외교의 실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하지만 이는 과도하게 서방 특히 유럽과 미국의 입장에 감정을 이입한 판단이다. 한국은 러시아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지 않다. 반면 경제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러시아에 진출해 있으며 교민은 약 17만명에 달한다. 우리가 비록 서방국의 말석에 있다고 하지만 근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 적이 없는 러시아를 상대로 이를 갈 필요는 없다.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무기를 보내고 있는 폴란드에 막대한 무기 공급을 맡은 입장에서 충분히 서방국의 일원으로서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표정관리를 통해 러시아에 있는 우리 기업과 교민을 보호하는 중이다. 매우 미묘한 줄타기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보수 내부에서 나오는 가장 큰 불만은 선명한 반중노선을 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과 이를 갈며 갈등을 해야 만족할 수 있는 반붕 감정이 우리 사회를 감싸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반중 감정을 만들어 낸 것은 중국 자신이며 사필귀정이지만 그렇다고 중국과 과도한 갈등을 일으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제적으로 매우 깊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거주 중인 교민의 숫자도 많다. 이들을 위험에 노출 시킬 수 없는 노릇이다. 또한 호주의 예를 들지만 호주는 중국과 접하고 있지도 않고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중국이 정치에 개입한 증거가 발견되지도 않았다. 그렇게 호주와 우리는 다른 상황이다.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호혜를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확고한 친미노선을 탔다는 것은 중국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전형적인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중국이 문재인 정권 때는 고압적으로 굴다가 최근에는 발언의 수위가 낮아졌다.
운동권 매체들의 행태를 봐도 윤석열 정부의 초기 외교 기조가 잘못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MBC는 얼핏 욕설 처럼 들린다는 이유로 욕설 프레임을 씌워 한미 관계를 흔들려 했을 정도이다. 이런 트집잡기에 나섰다는 것은 트집을 잡지 않고 비판할 거리가 많지 않으며 친미 기조에 훼방을 놓으려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향신문이나 한국일보 같은 운동권 매체들도 지속적으로 미국을 폄하하며 미국을 버리고 중국의 종속할 것을 주장하는 사설을 내놓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수 세력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확고하지 못한 친미기조는 잘못된 지적이라 주장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