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8일 오전 자신의 딸인 조민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고려대학교 입학이 취소된 것에 있어서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소회를 남겼다. 조 전 장관은 비록 자신이 소송을 걸었지만 판결에 승복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이미 조민과 부인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재판에서 이른바 ‘7대 스펙’이 대법원에서 모두 허위로 판명이 되었다.
두 교육기관에서의 입학취소는 이 판결에 대한 당연한 후속조치에 불과하다. 그런데 조국 전 장관은 뭐가 억울하기라도 한 듯 윤석열 당선자를 향해 “이제 만족하시냐?”고 이죽거린다. 하지만 공인으로서 자신이 기만했던 사회구성원들에 대한 사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한편으로는 자신의 낙마를 위해 윤 당선인이 자신의 딸을 억울하게 끌어들였다는 논리를 폈다가 다른 한편으로는 야당 인사나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동일한 잣대를 들이댈 것을 요구했다. 철저히 문제될 것이 없는데 억울하다는 태도를 유지한다.
교통 경찰이 도로교통법 위반자를 단속할 때 마다 흔하게 듣는 항변은 봐주길 기대하면서 외치는 “저 차도 위반하는데 왜 저만 잡나요?”이다. 하지만 그것이 억울함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교통법규를 어긴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저 단속에 걸리지 않은 저 차량이 운이 좋았을 뿐이고 물리적 한계로 모두 단속하지 못했을 뿐이다. 입시비리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에 버젓이 드러난 사실을 그 누구도 덮을 수 없다. 억울 할 것도 없다.
놀라운 것은 청문회 과정에서 직계 가족의 모든 것이 공개되는데 입시 비리를 알았을 조국 전 장관이 굳이 법무장관직을 맡았다는 것이다. 청문회가 필수인 고위 공직자는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가 있다. 조국 전 장관은 특수 계급인 자신의 비리는 아무도 비리라고 지적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지금 해야 할 것은 항변이나 물귀신 노릇이 아니다. 사과다. 그것도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겸허한 사과가 먼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