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5일 새벽(인터넷판) “‘무례한 언론’을 대처하는 권력의 자세”라는 칼럼을 통하여 MBC와 대립각을 세우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물론 MBC와 운동권 진영에 대한 비판을 잊지는 않았지만 작고한 엘리자베스2세가 자신에 비판적인 언론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한 사례를 들며 존중할 것을 요구한 것이 결론이었다. 하지만 이 칼럼은 전형적인 한국인의 ‘인식의 울타리’ 안에 머물고 있다. 한국인은 비판 그것도 자신 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상대에 대한 비판을 무례로 규정한다. 하지만 엄밀히 비판과 무례는 별개다.
MBC는 신랄한 비판을 한 것이 아니라 왜곡을 일삼은 것이었고 결정적인 한 방은 그냥 예의가 없었던 것이다. 슬리퍼를 신고 팔짱을 끼고 대통령을 대하는 것이 어떻게 조선일보가 말하는 “권력에 무례해도 되는 것이 언론”에 해당한단 말인가? 칼럼에 언급했던 것 처럼 조선일보야 말로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운동권 정권의 갖은 핍박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서러움이 지나쳐서 무례와 비판도 구분하지 않고 덮어놓고 감싸는 것은 동업자의식을 뛰어넘은 지나친 공감이다. 언론이 취재활동을 위해선 무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 때나 마구잡이로 무례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언론이 아니라 시정잡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MBC는 아량이 필요한 삼류 언론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굴지의 방송사이자 언론 권력이다. 이러한 강자에 대한 아량을 강조한 것은 조선일보가 지면의 최강자이기 때문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