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현 국방부 자리로 이동하는 계획을 놓고 운동권 진영의 흠집 잡기가 정도가 지나치다. 그들의 논리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이것이 무속에 대한 믿음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성급한 결정이라는 것이고 셋째는 이전 비용이 과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 근거 없는 비판이다.
무속의 산물이라는 것은 당선인 부인의 사적인 통화 내용을 근거로 한다.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 위치를 정하는 중차대한 문제를 영부인 예정자 한 명의 판단으로 실행되지는 않는다. 또한 그러한 통화 내용이 있었다 한들 실제로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주었는지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물론 저 진영에게 ‘증거’란 자신들이 비판 받을 때만 필요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성급한 결정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광화문 집무실을 내걸었고 이를 결국 지키지 않아서 5년 가까이 논의의 대상이 된 이슈이다. 5년이 “성급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짧은 기간이라면 도대체 사회적 논의는 얼마나 끌어야 충분하다는 것인가? 트집을 잡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자신들이 하는 일에선 한시간도 충분하고 반대 진영이 하는 일에선 100년도 짧다고 할 것이다.
이전 비용이 과다하다는 논리는 모순이자 논점 비틀기 이다. 뭘 하든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실행이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실행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 혹은 “여러 방안 중에서 유난히 더 높은 비용을 요구 받는 프로젝트인가.”는 물음이다. 대통령의 머무는 공간이 이전하면 당연히 엄청난 비용을 들여 그에 걸맞는 각종 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수위의 방안처럼 국방부 시설을 활용하고 국방부에 새로운 시설을 지어주거나 아니면 제3의 장소에 통치와 군 통수에 필요한 시설을 새로 짓는 것이나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제대로 계산해서 비교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비용이 크다.”는 식의 비판은 생산적이지 않다. 거기에 비용의 범주를 확대하는 식의 접근은 전혀 도움이 안된다. 국방부 시설 이전 비용을 멋대로 더할 것이라면 아예 주변 상권의 움직임과 주민들의 이주 비용 그리고 그 연쇄 반응까지 합쳐서 10조, 1000조가 든다고 하지 무엇 하러 1조라고 하는가? 그리고 주한미군기지는 이제 용산이 아닌 평택으로 이전하였는데, 국방부는 용산에 머물지 말고 오히려 평택과 가까워지는 걸 고민할 필요는 없는가?
이러한 운동권 진영의 행태는 이른바 <발목잡기>이다. 운동권 정권 치하에서 어떠한 비판에도 운동권 진영이 귀를 닫고 “발목잡기 하지 말고 우리가 하자는 대로 하라.”고 반응했을 때 비운동권 성향의 시민들은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이는 운동권 진영이 야당의 입장에 있을 때 정상적인 비판은 한 적이 없고 옳고 그른 것을 떠나 무엇이든지 하지 못하게 막고 모든 것을 악행으로 낙인을 찍어 대중의 인식에 영향을 주러 했던 것을 반영한다는 것을 알면 어떤 사고방식의 산물인지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발목잡기와 비판의 차이점을 모르는 것이다. 아무튼 정권은 교체되었다. 그리고 이제 저들의 습관적인 <발목잡기> 습성도 돌아왔다. 이제는 지난 보수 정권처럼 저들의 왜곡 선동에 할 일을 하지 못하고 휘둘리기만 하다 세월을 보낼 수는 없다. 격렬한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서 우리는 더 이상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는 우파 시민들에게 여정의 종점이 아니라 첫 걸음에 불과하다. 여러분들의 투쟁은 이제 부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