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중진 의원이 “이제 제발 식민지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자”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이는 평소 필자의 주장과도 같다. 필자는 항상 “한국인으로서 식민지 컴플렉스가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래야 비로서 객관적으로 우리 스스로와 한일관계를 평가하고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럼에도 해당 발언을 비판하고자 한다.
필자의 주장은 상술한 바가 전부가 아니다. 나머지가 있다. “식민지 지배 당시 조선 민중들은 임진왜란의 집단적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이것은 식민지배의 걸림돌이었다. 현대 한국인들에겐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집단적 기억이 남긴 트라우마가 있으며 이는 한일 관계의 걸림돌이다. 우리는 의도적인 노력 없이는 이 상처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이다.
중요한 것은 이 식민지 컴플렉스라는 것이 현대 한국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객관성을 추구하는 지식인으로서 벗어나야 할 대상인 동시에 굴레일 뿐이지 우리가 만든 괴물이 아니다. 임진왜란의 기억이 그랬던 것 처럼 근본적으로 일본이라는 국가가 만들어낸 상처다. 물론 그것이 또 현대 일본인의 잘못이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단호이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식민지 컴플렉스는 근본적으로 현대의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러니 그들 조상의 잘못을 굳이 일본인들에게 투영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 컴플렉스를 격는 현대 일본인들도 식민지 컴플렉스를 겪고 이 영향력 하에 있는 한국인의 태도를 원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한국인들이 의도해서 가진 식민지 컴플렉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굳이 원망하고 싶다면 땅 속에 누운 조상을 탓하면 된다.
이 중진 의원의 태도는 “식민지 컴플렉스”를 힐난하는 태도이다. 누가 컴플렉스 따위를 가지고 싶고 상처 따위를 품고 살고 싶은가? 태어나 보니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식민지의 아픔을 품은 나라에 태어난 것 뿐인데 그것을 왜 힐난받아야하나? 정서적인 상처는 힐난으로 더 커지고 더 아파진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 않은가? 이 의원의 발언이 그래서 정말로 식민지 컴플렉스를 극복하자는 의도로 읽히지 않는다. 그저 가족의 히스테리가 부끄러운 철 없는 구성원으로 보인다.
정말로 우리 사회의 리더라면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마음의 상처가 낫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이겨내보자.”, “식민지 컴플렉스 자랑스러울 것도 없지만 부끄러울 것도 없다. 다만 그것에 지배당하지는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