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선 평등을 외치던 돼지들이 정작은 새로운 불평등과 새로운 계급을 만들고 자신들이 그 새로운 계급의 지배계급이 되는 과정이 적날하게 묘사되었다. 이 소설이 탄생한 것은 공산권의 붕괴가 있기 한참 전이었으니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이 소설에서 굉장히 유명한 대사는 바로 ”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로 새로운 계급을 추구하는 위선자들의 속성을 통렬하게 묘사한다. 페미니즘 진영은 이 소설이 비판했던 좌파 진영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그래서인지 위선 역시 동일한 종류의 것을 공유한다.
페미니즘 진영은 성별로 차별 받지 않는 평등한 사회가 아니다. 결혼제도라는 남녀 간의 결합은 페미니즘 진영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는 분야다. 페미니즘 진영의 중론은 바람직한 결혼이란 집을 남성이 구매하고 최소한 아파트 전세에 구 시대에 여성에게 요구되던 혼수 역시 남성이 준비하는 것이다. 가정 경제와 가사에 대한 인식도 재밌다. 그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수입은 남자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가사는 남성의 돈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며 그 다음 단계는 수입은 남자가 책임지고 가사는 정확히 반 씩 분담하는 것이다. 가정경제를 남성이 책임지고 여성이 가사를 책임지는 형태는 ‘독박 가사’ 혹은 ‘독박 육아’이다. 남성이 기존의 남성성을 유지하는 것도 당연하고 여성성도 전담하거나 적어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 페미니즘 진영이 말하는 평등한 사회다.
실제로는 일단 여성과 남성이라는 두 계급으로 계급을 나누고 책임을 오로지 남성 계급에 부여한 다음 신설된 여성 계급은 권리만 향유하는 특권계층이 되는 것을 ‘평등’하다고 일그러진 정의를 내린다. 가부장제를 타파하고 기존의 가부장제도 무색할 정도로 불평등한 초강력 가모장제를 평등이란 이름을 붙여 추구한다. ‘성계급주의’를 실천하는 이 모습이 동물농장 속 돼지들과 너무나도 닮았다. 그렇다면 나폴레옹은 누구란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