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정당은 어디로 갔는가?

육군은 특수작전사령부 대원들에게 미국 유명 도검 제조사의 전술 나이프를 2018년에 2200자루 2019년에는 5000자루를 지급했다. 그런데 이 제조사가 나이프를 해당 수량 만큼 어딘가에 납품한 적이 없다는 것이 알려지자 납품업자는 똑같은 칼에 상표만 바꿔서 납품했다. 이른바 짝퉁 칼 납품 사건이다. 가장 기가 차는 것은 이 칼을 납품한 업체는 미용 업체이고 칼은 해당 제조사가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 중국에서 생산되어 납품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육군은 납품 절차가 합법이라는 이유로 2020년에도 이 칼을 지급할 것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사건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도검 제조사는 명성을 유지할 만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짝퉁이라는 것은 기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 중국의 전술 나이프 제조 기술은 기대할 만한 것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많은 매체들이 특전사 대원들을 인터뷰해서 지급한 나이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도했지만 헤럴드경제의 지난 3일자 기사에 따르면 육군 군수사령부는 이 매체에 불만접수건수가 0건이라고 통보했다. 한마디로 품질이건 가짜 상품이던 법적으로 책임 질 상황이 아니니 멋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불량 장비의 지급은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일단 작게는 군인 개개인의 생존률을 떨어뜨린다. 크게는 특수전 자체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면도날 처럼 세밀하게 이루어져야 할 작전 활동 중에 사소한 장비 하나가 오차를 만들 수 있고 이 오차가 작전을 실패로 몰아 넣을 수 있다. 작전의 실패는 특수전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엔 전쟁의 승패를 가를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장비 하나가 안보를 좌우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작은 것 하나도 함부로 도입할 수 없다. 하지만 육군은 똘똘 뭉쳐서 성능 미달의 장비를 세간의 온갖 비난을 감수하고 대원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법적으로 절차에 문제가 없다면 나설 곳은 정치다. 언론이 나서서 문제를 찾아냈고 사법이 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정치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미래통합당은 오랬동안 안보 정당이라고 자칭해왔다. 육군이 거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똘똘 뭉쳐 사력을 다해 안보에 구멍을 뚫는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안보 정당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당 차원에서 어떤 행동을 취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그 사이에 전술 나이프 도입 당사자들은 상부에 기자들이 가짜뉴스로 군을 괴롭힌다는 식으로 보고를 올렸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통당이 한 것은 장병들에게 외박을 주겠다는 내용을 들고 나온 것이다.

물론 사병들의 자유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챙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불량무기 도입은 위급한 사안이다. 심지어 2018년 부터 만 삼년 째 벌어지는 일이다. 그리고 수 개월 전 부터 다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선거 철이 다가오자 표심 잡기 공약이나 내걸고 있다는 것은 이 당이 안보 문제에 대해서 매우 한가로운 시선을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건 자칭 안보 정당으로서 태도가 아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무리를 지어 국방부로 달려가 국방부 장관에게 고함을 치거나 당장 계롱대로 내려가 육군 참모총장의 멱살이라도 잡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