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연구소와 황교안

지난 11일 가로세로연구소는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자유한국당 신정치특위와의 오찬이 있었다며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황교안 대표의 모습이 관찰됬다. 자유한국당의 이러한 행보는 걱정되는 부분이 꽤 있다.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는 연구소라는 이름과 달리 언론매체다. 유튜브를 주력 매개로 삼는 소규모 방송사로 보면 된다. 물론 정당이 언론과 밀접하게 지내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지난 11일에 있었던 오찬은 자연스러운 만남인 동시에 여러가지로 우려스러운 요소를 노출했다.

가장 문제는 가세연이 한참 대중의 주목을 받는 중이라는데에 있다. 신생 언론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슈를 만들어야하는 부분이 있다. 가세연은 시사 컨텐츠로 인기를 끌었지만 시사 컨텐츠 애호가들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중 매체로 발돋움 할 기회가 필요했다. 이에 ‘김어준 모델’로 불리는 길을 걷게 된다. 바로 황색저널리즘을 도입하는 것이다.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그렇게 모은 시청자들에게 정치적 메세지를 전파하는 방식인데 문제는 가세연이 한창 논란 속에 있다는 것에 있다. 황색저널리즘은 시청자를 늘리지만 미운털도 박히게 된다. 그런데 한참 미운털이 박히는 중에 자유한국당이 이 매체와 접촉한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대표의 이미지 관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오찬 후 가세연의 행태도 문제다. 유승민 의원의 새보수당과 기껏 통합을 이룬 직후인데 유승민 의원을 멀리하라는 조언을 하고 그 조언을 한 사실을 공공연하게 과시했다. 이는 야권 통합에 치명적인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행태다. 좌익 독재가 완성되 가는 시점에서 총선 승리는 유일한 기회이자 건곤일척의 승부고 이 승부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야권 통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광경이다. 가세연의 구성원이 이런 행동을 보일 사람들이라는 걸 정치집단이라면 알아야했다. 그리고 알았다면 어떻게든 통제할 방법을 강구해야했다. 하지만 자한당은 하지 못했다. 이것이 이번 회합의 두 번 째 아쉬운 점이다.

가로세로연구소의 도발적인 게시물 게재는 우파 진영의 특정 집단의 취향을 자극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그리고 의도한 바 대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열렬한 호응을 보냈다. 가세연의 구성원들은 능력이 출중한 자들이고 약간의 시행착오는 있지만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는 매체다.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가세연과 좋은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가세연과 가세연의 팬들만 확보해서 선거를 승리할 수는 없다. 시기를 적절하게 조절하던가 혹은 당혹스러운 일이 없도록 협조를 확보하거나 둘 중 하나는 얻어야 손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세연의 게시물이 작은 이야깃거리로 넘어 간 것이 다행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