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懷疑)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고향 출마를 설명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자신이 당 대표 시절 반대 계파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수도권 등 험지에 출마하면 당에서 자신을 어떻게든 낙선 시킬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아울러 자신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영남 지역에 40석의 의석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러한 홍 의원의 주장에 회의적일 수 밖에 없다. 일단 이른바 당권이라 부르는 당네 권력을 확보한 대표 신분에도 당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자신의 정치력이나 포용력이 부족했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서 오히려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한 신뢰가 오히려 내려간다. 유권자가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정치력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의 글은 지난 지방선거에서의 패배가 자신의 능력 부족 때문이라고 실토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자신을 지원하면 의석 40석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도 공허하다. 노력하겠다고만 했을 뿐이고 비전도 작전도 없다. 자신의 공천을 위해 공수표를 날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호남이나 수도권도 아닌 영남에서 굳이 홍준표 의원의 지원이 필요할까? 그리고 패장 이미지가 박힌 홍 의원의 지원이 과연 40군데나 되는 지역구에 승리를 보장할 것으로 보기도 힘들다.

가장 비루해 보이는 대목은 당 차원에서 자신을 지원해 주지 않으면 자기 당선에만 전력을 다 하겠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자유한국당이 자신에게 자원을 집중해 주기를 바라는 속내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 자리에만 집중하겠다는 것도 졸렬하다. 결국 모든 주장을 관통하는 가치는 자유 이념도 아니고 당도 아니며 한국 사회도 아니다. 자신의 의원직이다.

이러한 태도를 보아 야권통합의 중심에서 활동하겠다는 발언도 자유 진영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자신이 우파 진영의 중심을 차지해야 하니 반드시 의원직이 필요하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 할 것 같다. 지나치게 자기중심 적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존경 받던 대선 후보가 어떻게 이런 노욕이 가득한 주장을 공공연하게 펼치는 상황이 온 것인지 한탄이 나온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고향 출마를 비난하는 언론인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했지만 왜 우파 진영에서 자신의 행보를 떨떠름하게 바라보는지 자각하는 것이 먼저인 듯 하다. 그가 험지에 가지 않아서 비판적인 것이 아니다. 이념 가치도 국민도 안중에 없고 자기 정치만 챙기는 태도가 못마땅한 것이다. 이런 행보를 보이면 과연 의원직을 유지해도 홍 전대표가 우파 진영의 중심에 우뚝 설 기회가 있을까?